김기현, 박근혜 예방 … 총선 앞두고 보수 통합 ‘광폭 행보’
金 “당 출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의”
야권 인사 만남 등 ‘외연 넓히기’ 병행
朴, 사면 후 첫 여당 만남 ‘존재감 과시’
MB도 공개 행보 … ‘측근 힘 싣기’ 분석
당내선 보수세력 규합 고리 역할 기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총선을 7개월 앞둔 상황에서 보수 지지층을 굳히면서 외연을 넓히려는 김 대표의 ‘광폭 행보’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朴 前대통령과 기념촬영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 대표, 박 전 대통령,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변호사. 국민의힘 제공 |
박 전 대통령이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천막당사’로 당의 위기를 극복했던 이야기와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급전직하로 다시 회생하기 어려울 만큼 위기상황이었을 때 천막당사 결단으로 당을 살린 과거 역사도 되짚어 보고, 연전연승 선거 승리를 이끌었던 박 전 대통령의 성과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오늘의 번영된 나라로 만들기 위해 많은 기여를 했던 것을 되짚어 보며 지도자 한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바꿀 수 있는지,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야기도 나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예방 배경에 대해 “보수의 정통성과 뿌리를 지켜왔던 사람이자 당 대표로서 우리 당 출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면서 “고쳐야 할 건 고쳐야겠지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마저도 등한시해선 안 된다.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 위에 개혁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전날 경제단체가 주관한 공식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공개 행보가 당정에 포진돼 있거나 내년 총선에 나설 옛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출신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유 변호사는 지난 3일 MBN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 일선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두 전직 대통령이 조금씩 보폭을 넓히는 모습을 두고 이들이 보수세력을 규합하는 고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연합이나 소통이 있다면 TK를 중심으로 보수의 세가 다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더 활동해 주시면 보수의 영역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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