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에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사용한 한의사 무죄

초음파·뇌파계 이어 현대 기기 활용 인정…양한방 의료계 '희비'

(수원.서울=연합뉴스) 김솔 고미혜 기자 = 최근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의사가 엑스레이(X-ray)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이용해 진료하는 것도 합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 이지연 판사는 13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한의사 김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해 벌금 2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자 정식 재판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무죄 선고 이유를 달리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던 한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앞선 판결들과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진료에 사용해도 의료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한의사가 진단 보조 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보건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달에는 뇌파계 사용 후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한의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면허자격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해당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뇌파계를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행위가 '한의사로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첫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정의로운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판결을 앞두고 전국 한의사 1만5천여 명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던 한의사협회는 최근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라 나온 것을 언급하며 "정부에서도 빠른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무시한 무책임한 판결"이라며 "의료법상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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