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반도체 기업 정전 피해 눈덩이…기장군·한전 모르쇠

유정환 기자 2023. 9. 1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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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원짜리 첨단 장비들이 멈추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부산시 기장군 한국전력공사 모두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최근 3차례 정전은 전력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SK파워텍 노경용 대표는 "지금까지는 시범운영 단계여서 피해가 수억 원 정도지만, 오는 11월께 정식 가동을 하면 20억 원대 손실이 우려된다"며 "보통 반도체단지는 변전소에서 공장으로 바로 전기를 끌어 쓰는데 이곳은 여러 업체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해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입주 기업 모두 정전되는 '지뢰밭'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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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의과학산단 입주 기업
수억짜리 첨단장비 등 올스톱
“이대로라면 소송할 수밖에”
업체 항의에도 답변조차 없어
특화단지 책임 외면 비판 여론

“수억 원짜리 첨단 장비들이 멈추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부산시 기장군 한국전력공사 모두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최근 3차례 정전은 전력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13일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입주한 전력반도체 기업 제엠제코 직원들이 전날 발생한 정전으로 이상 징후를 보이는 본딩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 장비는 반도체에 전기가 통하도록 와이어를 연결하는 장비로 일본에서 4억 원을 들여 구입했다. 제엠제코 제공


13일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내 전력반도체 기업 제엠제코 최윤화 대표는 한전과 기장군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전날 1시간가량 발생한 정전(국제신문 지난 13일 자 1면 보도) 원인을 밝히고 향후 대처 방안을 알려 달라는 내용이다. 강력한 항의를 담았다. 그러나 이날 늦게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 대표는 “한전과 기장군은 잇단 정전으로 입주 기업이 본 피해에 손 놓고 있다. 정전에 관한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전에 따른 전력반도체 기업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SK파워텍은 이번에 단 1분간 정전으로 설비가 100% 멈춰 7억5000만 원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불순물을 집어넣어 전기적 특성을 만드는 장비 ‘임플란타’(45억 원 상당)도 상태가 불안정해 2, 3일간 점검해야 한다. 앞서 지난 3월 정전 때 피해액은 3억 원으로 추산했다. SK파워텍 노경용 대표는 “지금까지는 시범운영 단계여서 피해가 수억 원 정도지만, 오는 11월께 정식 가동을 하면 20억 원대 손실이 우려된다”며 “보통 반도체단지는 변전소에서 공장으로 바로 전기를 끌어 쓰는데 이곳은 여러 업체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해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입주 기업 모두 정전되는 ‘지뢰밭’과 같다”고 말했다.

제엠제코 역시 지난 3월 피해 보상도 다 못 받았는데 또다시 정전 공포에 몸서리친다. 제엠제코는 이번 정전으로 반도체에 전기가 통하도록 와이어로 연결하는 일본산 본딩장비 11대(각 4억 원) 중 2대가 고장 났다. 나머지 9대도 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태다. 반도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국산 X레이(3억 원)도 위태롭다. 최 대표는 “100억 원에 달하는 장비 전체를 테스트해야 해 당분간 제품 생산이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반산단을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로 전환하면서 용도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파워텍 노 대표는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는 전기·오폐수·인력 등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인력이야 각 업체가 알아서 한다고 해도 전기와 오폐수는 지자체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력반도체 기업들 요구대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고자 한국에너지공단의 내년 ESS 지원 사업에 참가할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배전반을 방어할 구조물을 설치해 정전 등에 대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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