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vs 검찰 신경전…이유는?

김태훈 2023. 9. 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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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기싸움이 치열했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소환조사가 어제 끝났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9일) 조사받은 내용에 대해 어제도 진술조서 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과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장외에서부터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았는데, 그 속사정은 무엇이었는지, 법조팀 김태훈 기자와 들여다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 대표의 검찰 조사 대응이 다른 사건 검찰 조사 때와는 좀 달랐다면서요?

[기자]

네, 이 대표는 수원지검의 '대북송금 의혹' 조사를 받기 전 올해에만 이미 네 차례 검찰에 출석했었습니다.

성남FC 의혹과 위례 대장동 의혹, 백현동 특혜 의혹을 조사 받기 위해서였는데요,

당시 이 대표는 대부분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뒤 진술거부권, 즉 묵비권을 행사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2월 10일/서울중앙지검 : "진술서의 진술로 대신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선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술을 했습니다.

[앵커]

왜 달라진 거죠?

[기자]

이 대표는 이번 사건 소환 조사를 앞두고 검찰의 소환에 당당히 응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고요.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혀둔 상태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구속영장 청구가 확실시되는 만큼, 법원의 영장 심사 등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입니다.

검찰에서는 이 대표가 수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일부러 진술을 길게 했다, 말만 적극적으로 했지 내용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런 날선 반응도 나왔습니다.

[앵커]

적극적으로 진술을 하는 것이 어떻게 수사 지연이 되나요?

[기자]

질문과 무관하게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길게 하거나, 혐의 내용과 상관없는 배경 설명을 길게 했다는 게 검찰 얘기입니다.

이를테면 특정한 문건의 작성 경위 등을 물었는데, "검찰의 부당한 수사"다, "대선 패배로 인한 정치보복이다" 등의 이런 말을 되풀이했단 거죠.

반면, 이 대표 측은 검찰 수사 자체가 조작 수사이고, 검사가 묻는 말에 답만 하려고 조사에 응한 게 아니란 입장이고요.

[앵커]

이재명 대표의 단식도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죠?

[기자]

이 대표가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단식 돌입 사유로 밝힌 건 '현 정권의 실정에 항쟁하겠다'는 거였죠.

정치적 사유였습니다.

다만 이 대표 단식으로 검찰이 계획했던 수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건 사실입니다.

지난 주말 출석 때는 단식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오후 6시에는 조사를 마쳐달라, 요청했고요.

추가 소환 통보에는, 민주당에선 처음엔 건강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기류였지만, 어제 다시 출석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추가 조사는 1시간 50분 정도 짧게 진행됐고요.

[앵커]

어제도 진술조서에 서명은 안한 거죠?

[기자]

어제 작성된 2차 진술조서에는 서명했고요.

지난 주말 조사 때 서명을 거부한 1차 진술조서에는 여전히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 측은 "황당하다"라고 말한 부분의 취지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을 검찰 진술 왜곡의 대표적 사례로 들었는데요.

검찰을 향해 황당하다고 한 건데 하급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책임을 떠넘겼단 식으로 기록했단 취지입니다.

검찰에선 진술 조서는 수정하면 되는 건데 느닷없이 꼬투리를 잡았다, 그게 황당하다,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지금 검찰 말고 법원, 또 공수처에서도 장외전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핵심 피고인인 이화영 전 부지사가 쌍방울 측의 대북송금 사실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재판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고요.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수사팀을 강요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

별도로 민주당은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을 봐주기 기소했다고 주장하면서 수사팀 검사들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이 대표 변호인도 어제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들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구두 고발했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어차피 이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이화영 전 부지사 말고도 관련 진술을 한 사람들은 많다, 국정원 보고서 등 물증도 확보돼 있다면서 문제될 게 없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이제 구속영장 청구가 남았는데, 어떻게 전망되나요?

[기자]

국회 본회의 일정이 중요한 변수로 보입니다.

9월에 예정된 본회의는 앞으로 4차례 남아있습니다.

18일과 20일 21일 25일이죠.

만약 9월 내 표결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10월 국정감사 일정 때문에 표결이 12월까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검찰로서는 영장 청구를 서두를 가능성이 높겠군요?

[기자]

늦어도 다음주 초에 영장을 청구할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구속영장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해 온 백현동 특혜 의혹 사건과 묶어서 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주 초 영장을 청구하면 20일, 21일 본회의 즈음에 체포동의안 보고가 가능하고요.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되겠군요.

김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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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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