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엔비디아·테슬라 팔고 싶어도 참아라"

안상미 2023. 9. 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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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주식이 증시 지수의 상승률을 좌우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주도주의 주가가 비싸 보여 차익실현 욕구가 생길 수 있지만, 이때 매도하면 시장수익률을 따라잡기 어려워집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사진)은 12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패자를 줄이거나, 승자를 늘리거나(Fewer Losers, or More Winners?)'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지수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최근 상황에 대해 "과거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라며 매도 유혹을 견뎌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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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전설' 하워드 막스 투자 노트
메타·MS 등 '매그니피센트 7'
많이 올랐지만 계속 들고 있어야
주도주 비중 줄인 뒤 주가 오르면
시장에 뒤처져 결국 손해


“몇몇 주식이 증시 지수의 상승률을 좌우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주도주의 주가가 비싸 보여 차익실현 욕구가 생길 수 있지만, 이때 매도하면 시장수익률을 따라잡기 어려워집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사진)은 12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패자를 줄이거나, 승자를 늘리거나(Fewer Losers, or More Winners?)’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지수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최근 상황에 대해 “과거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라며 매도 유혹을 견뎌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현재 미국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7개 종목을 뜻한다. 올해 들어 이들 종목의 상승률은 35~207%로, S&P500 등 주요 지수의 상승을 견인했다. 이들 가운데 상위 5개 종목이 S&P500 시가총액 가운데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반면 매그니피센트 세븐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종목의 주가는 올 들어 대부분 보합이다.

막스 회장은 과거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 시장을 주도했던 것을 예로 들며 올해 매그니피센트 세븐 종목을 담지 않은 투자자는 시장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려면 적어도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해당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막스 회장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효율성, 관리 수수료, 투자자 실수 등에다 차익실현 욕구까지 더해지면 액티브 투자자는 지수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패시브 투자 규모가 액티브 투자보다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2003년 0.37달러(분할조정가격)에 애플을 0.37%(당시 지수 비중) 보유해 현재까지 유지한 투자자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투자자 대부분이 2013년 애플 주가가 15달러로 올랐을 때 일부 또는 전부를 매도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애플 주가는 176.3달러(12일 종가 기준)로 2013년 이후 약 12배, 2003년 이후 거의 500배나 상승했다.

막스 회장은 “투자자 대부분이 차익 실현, 손절매라는 통념에 따를 때가 많은데 결론은 후회와 투자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주도주의 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지수 비중보다 보유 비중을 줄여간다면 결국 시장을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날 막스 회장은 1990년 썼던 첫 메모도 언급했다. 그는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연달아 달성하면서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낼 가능성은 낮다”며 “매년 시장 평균보다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내려 노력하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방어가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전략은 만회하기 힘든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위험 관리가 최우선”이라며 “다만 위험 회피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위험 회피는 결과가 불확실하고 부정적일 수 있는 일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인데, 이는 수익 회피와도 같다는 의견이다.

이어 “투자의 핵심은 수익을 위해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인지·분석 가능한 위험, 분산할 수 있는 위험, 충분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은 피하지 않고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늘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며 “수익 대비 손실이 얼마나 적고, 얼마나 손실폭이 적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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