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 위성개발 도울것" 金 "제국주의 함께 맞설것" [김정은-푸틴 회담]
소유스-2 등 로켓 발사시설 시찰
무기 빅딜 등 군사협력 본격행보
美 "유엔결의 위반땐 조치" 경고
13일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아무르주 스보보드니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5개월 만에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 약 30분 먼저 기지에 도착했다. 평소 외국 정상과 회동에서 대부분 지각하던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일찍 도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먼저 도착해 기자들을 만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서 만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주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군사적 기술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모든 문제에 대해 천천히 논의하겠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위원장을 만난 푸틴 대통령은 약 40초 동안 악수하며 환대했다. 이어 "정말 반갑다.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다.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발사시설을 시찰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으며, 수첩에 한글로 짧은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2시25분부터 기지 내 기술단지 1층 회의실에서 약 2시간10분 동안 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러시아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북한을 인정한 국가"라면서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지지한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원한다. 러시아와 관계는 북한의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북러 수교 75주년이자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에 성사됐다며 "특별한 시기에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경제협력, 인도주의적 문제, 한반도 정세에 대해 확실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회담 종료 이후 합의문 서명이나 공동선언 없이 바로 저녁 만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자회견도 생략했다. 푸틴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김 위원장의 방문이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며 우호 강화와 양국 주민들을 위해 건배를 제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와 유럽의 정치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힌 뒤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동시에 "러시아군과 국민이 악에 맞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 양국 관계는 제3국의 관심사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양국은 기술협력 상호작용과 안보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의 무기거래 가능성에 대해 "협력은 모든 군사적 교류, 안보분야의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의견교환 등 민감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유엔의 대북제재가 양국 관계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 앞서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러 회담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 및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영향을 포함해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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