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UAE서도 믿음의 기적 만들 수 있을까...'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기대감 UP

김대식 기자 2023. 9. 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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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믿음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UAE(FIFA 랭킹 72위)는 13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스타디온 막시미르에서 열린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코스타리카(FIFA 랭킹 46위)를 4-1로 대파했다.

UAE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카이우, 야히아 알 가사니, 알리 살레, 파비우 지 리마, 야히아 네이더, 알리 살민, 압둘라 이드리스, 칼리드 알 하셰미, 칼리파 알함마디, 칼리드 이브라힘, 칼리드 에이사가 출격했다.

코스타리카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요엘 캄벨, 만프레드 우갈데, 랜달 릴, 알레한드로 브란, 세바스티안 무릴로, 지미 마린, 로날드 마타리타, 프란시스코 칼보, 훌리오 카스칸테, 제프리 발베르데, 케일러 나바스가 출전했다.

전반 16분 만에 UAE의 선제골이 탄생했다. 지 리마의 패스를 받은 알 가사니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화려한 드리블 후 니어 포스트를 향해 슈팅했다. 공은 나바스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곧이어 추가골까지 나왔다. 전반 23분, 알 가사니가 페널티 박스 안 외곽에서 반대편을 향해 길게 올렸고 돌아 들어간 살레가 문전을 향해 패스했다. 이를 카이우가 빈 골문을 향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반에 3골 차까지 벌어졌다. 전반 38분, 지 리마가 먼 위치에서 과감한 슈팅을 했다. 공은 상대 선수를 맞으면서 큰 포물선을 그렸고, 골문 상단으로 절묘하게 들어갔다.

후반 들어 UAE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8분, 알 가사니가 네이더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전에서 골문 구석을 향한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UAE는 후반 19분에 실점을 헌납하긴 했으나, 4-1 3점 차 대승으로 코스타리카를 제압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UAE는 2021년 6월에 인도네시아전 5-0 승리 이후 무려 39개월 만에 4골 이상을 넣는 경기를 만들었다. 벤투 감독이 데뷔전부터 UAE를 춤추게 만든 것이다. UAE는 벤투 감독이 부임하기 전부터 2연승을 거두며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더 상승세를 탈 수 있게 됐다.

이제 벤투 감독이 조준하고 있는 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처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달성한 적은 없다. 그래도 1996년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적이 있다. 직전 대회인 2019년에는 4위라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저력을 보여준 바가 있다.

 

벤투 감독의 색깔이 UAE에 완전히 뿌리 내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에 얼마 남지 않은 아시안컵에서 당장 좋은 성과를 거두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부임 초기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UAE도 당장 아시안컵에서 벤투 감독에게 뛰어난 성과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벤투 감독과 계약할 때부터 3년 계약을 체결했고, 북중미 월드컵까지 함께한다고 밝혔다. UAE가 벤투 감독에게 원하는 건 월드컵 본선 진출일 것이다.

UAE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본선 진출을 해본 역사가 없다. 2022 월드컵까지 아시아 국가에서 월드컵 진출권을 가질 수 있는 나라는 4.5개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6년 월드컵부터는 32개국 체제가 아닌 48개국 시스템으로 변화하면서 UAE도 충분히 월드컵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입장이 됐다.

 

48개국 체제의 월드컵에서는 아시아에 월드컵 진출권이 8.5장 부여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FIFA 랭킹 기준으로 UAE는 아시아 국가 중 8번째로 높다. FIFA 랭킹이 국가의 전력을 고스란히 반영해주지는 못하지만 UAE는 월드컵 진출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팀이 됐다.

2차예선도 조편성도 나쁘지 않다. 아직 1차예선이 진행되지 않아 조편성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조가 됐다. FIFA 랭킹상 UAE가 가장 높다. 최근 기세라면 어렵지 않게 3차예선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차예선이 최종예선이다. 최종예선에서는 총 18개국이 6개 조로 3팀씩 나뉘어 월드컵 티켓을 두고 경쟁한다. 최종예선에는 각 조 1,2위에게 월드컵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냉정하게 UAE가 최종예선에서 월드컵 본선 티켓을 가져오기란 쉽지 않다. 한국, 일본, 호주, 사우디, 이란 등 아시아 강호들이 UAE보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월드컵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남아있다.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에서도 월드컵 진출은 가능하다. 최종예선에서 3~4위 팀은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6개 국가가 3팀씩 2개조 나뉘는데 여기서 1위를 해도 월드컵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UAE의 전력이라면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를 통해 충분히 월드컵 티켓을 노려볼 수 있다.

만약 조 2위여도 희망은 살아있다. 각 조 2위팀끼리 대결해 승자를 겨룬 뒤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나가서 이기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UAE가 월드컵 본선 티켓을 가져오게 된다면 UAE는 1990년 이후 36년 동안 꿈꾸던 월드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월드컵 본선만 가도 벤투 감독은 UAE의 영웅이 되는 것이다.

사진=UA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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