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국 나로호 1단 로켓인 ‘안가라’에 관심
나로호 1단 로켓에도 사용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내 로켓 발사단지를 시찰하면서 ‘안가라 로켓’의 발사 원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보도했다. 안가라 로켓은 2013년 발사한 나로호의 1단 로켓이다.
러시아 타스·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 1시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두 정상은 인사를 나눈 뒤 우주기지 내 소유즈-2 로켓 발사 시설과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인 최신형 안가라 로켓 발사 시설을 차례로 방문했다. 두 정상은 안가라 로켓을 조립하는 설치·시험동에서는 조립과정과 발사체의 원리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수첩에 메모도 많이 하고 질문도 여러 차례 했다. 특히 2단 로켓에 주입되는 연료 특성과 발사체의 원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북한이 지난 5월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탑재 로켓은 1단 분리 후 2단 로켓의 점화가 제대로 안 돼 추진력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신형 엔진 체계의 불완전성과 연료 특성 불안정성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바이코누르보다 이곳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자랑했다.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는 소련의 첫 우주기지로 1954년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곳이다. 러시아는 소련 해체 후 카자흐스탄 영토가 된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임대해 사용하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새로 건설했다.
안가라 로켓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개발 중인 로켓으로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소련 해체로 조직이 분산되고 인력이 빠져나가 기존 소유즈 계열 로켓 사용이 어려워지자 러시아는 새로운 로켓 개발을 추진했다. 러시아가 1990년대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외국의 도움을 받지 못하던 상황에서 한국은 이례적으로 적극 참여했다. 이는 한·러 30년 우주 협력으로 이어졌다.
2013년 나로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나로호의 1단 로켓도 안가라 1.1로켓이다.한·러 양국 정부는 2004년 ‘한·러 기술협력’을 체결한 데 이어 2006년 우주기술보호협정을 맺으면서 전략물자에 속하는 장비, 부품 협력도 가능해졌다.한국 우주산업 러시아 기술을 토대로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위원장의 방문으로 러시아는 10년을 터울을 두고 남과 북의 우주개발에 모두 관여하게 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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