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오에 과태료 처분한 FIU, 가상자산 예치 '금융상품'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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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예치 업체 델리오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가운데, 과태료 부과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예치 상품을 '금융상품'으로 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가상자산 예치가 금융상품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델리오 측은 "가상자산 예치가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으며 가상자산도 금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무법인 의견서를 다수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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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예치=금융상품' 이견 있을 듯…예치 사업은 내년부터 어려워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예치 업체 델리오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가운데, 과태료 부과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예치 상품을 '금융상품'으로 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FIU는 지난 1일 제재 공시를 통해 델리오에 영업정지 3개월 및 과태료 18억9600만원 처분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델리오는 과태료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0억원 가량을 '신규 금융상품 제공 전 자금세탁위험 평가 의무' 위반으로 부과받았다.
FIU는 제재 공시에서 델리오가 특정금융정보법 제5조제1항 및 시행령 제9조제2항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델리오는 41개 상품을 제공하기 전 자금세탁위험을 평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약 1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델리오가 새로 제공한 41개 신규 상품은 대부분 가상자산 예치 상품이다. 또 일부는 가상자산 대출(랜딩) 상품이다. FIU는 해당 상품들이 신규 금융상품에 해당한다고 판단, 델리오가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전 자금세탁위험을 평가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가상자산 예치가 금융상품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델리오 측은 "가상자산 예치가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으며 가상자산도 금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무법인 의견서를 다수 받았다"고 주장했다.
통상 금융상품은 △예금성 상품 △대출성 상품 △투자성 상품 △보장성 상품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예금상품은 금전을 대상으로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금전은 우리나라에서 '통화'를 의미한다는 일관된 판시가 있어 가상자산을 금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은 금전이 아니므로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주는 상품이 금융상품 중 예금성 상품에 해당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투자성 상품 중 금융투자상품에 해당될 여지는 있다. 단, 이는 예치의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에 증권적 성격이 있는 경우다.
위 변호사는 "가상자산은 개별 코인마다 증권적 성격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는지가 상이하다"며 "각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금융투자상품, 그 중에서도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따라 국내에서 가상자산 예치 상품 및 서비스는 금지될 것이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용자 보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코인과 동일한 종류 및 수량의 코인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탁받은 코인을 외부로 보내 운용한 뒤, 이자를 지급하는 예치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가상자산 예치 상품을 출시했던 헤이비트는 지난달 금융당국과의 면담 이후 예치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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