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위험 징후, 관심 가져 주세요”… 궂은 날씨 청계광장 모인 대학생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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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에서 그치지 않고 자살예방센터에 꼭 연결해줘야 해요.
우비를 입고 삼삼오오 모인 20대 젊은이들은 자살 예방 내용을 담은 패널과 각종 기념품을 테이블 위에 차려놓는 등 입장객을 맞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또 다른 방문객 김모(49)씨도 "비가 오는 날씨에 자살 예방을 알리는 대학생들이 기특했다"며 "자살문제를 환기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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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일 평균 36명씩 극단적 선택…OECD 1위
”예방 사업 효과 미미“ 관심 환기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에서 그치지 않고 자살예방센터에 꼭 연결해줘야 해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13개의 하얀 천막이 들어섰다. 우비를 입고 삼삼오오 모인 20대 젊은이들은 자살 예방 내용을 담은 패널과 각종 기념품을 테이블 위에 차려놓는 등 입장객을 맞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주최로 자살 예방과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의 ‘같이 살자, 같생 서포터즈 박람회’가 열렸다. 행사는 이달 10~16일에 해당하는 자살 예방주간을 맞이해 열렸다.
유동인구가 많은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람회는 점심시간인 낮 12시가 되자 북적였다. 박람회는 자살 예방 정책홍보 부스와 생명존중 문화확산 부스, 생명지킴이 부스, 생명존중 플레이 부스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각 부스에서 방문한 시민들에게 자살 징후와 자살예방법, 자살 예방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3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자살 사망자는 1만3352명이다. 이는 10만명당 26명, 하루에 36명씩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1명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자살 예방사업 중 하나로 지난해부터 같생 서포터즈를 운영해왔다. ‘같생’은 부지런히 자기계발 하는 삶인 ‘갓생’을 변형한 말로, ‘같이 살자’는 뜻이다. 서포터즈에는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다양한 자살 예방사업을 체험하고 알린다. 대학생 총 80명으로 이뤄진 이번 서포터즈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자살 예방 박람회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비가 내렸지만 이날 박람회를 방문한 시민들의 반응은 좋았다. 자살 예방 정책 부스를 둘러본 주미정(63)씨는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상담하는 전화번호가 ‘1393′인지 처음 알았다”며 “추상적으로 생각하던 자살 방지책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김모(49)씨도 “비가 오는 날씨에 자살 예방을 알리는 대학생들이 기특했다”며 “자살문제를 환기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다양한 자살 예방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망자는 1만2720명이다. 자살 사망자는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맞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직 마련되고 있지 않다.
자살 예방 캠페인이 효과를 보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다리’ 광고다. 서울시는 2012년 9월 투신 사건이 많은 마포대교 난간 위에 자살 예방 문구를 새겨 넣었지만, 다음 해 마포대교 투신시도자는 6배 늘었다. 지난해에도 255회의 투신 시도가 발생해 전체 한강 다리 중 극단적 선택 시도가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눈길을 끄는 이벤트보다는 경제적·사회적 지원과 의료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자살 예방 관련 예산이 너무 적기 때문에 보편적인 서비스 체계에 투자하기보다는 개별적인 대책이 나오고 있다”며 “개별적인 대책으로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자살문제를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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