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의혹 나온 나주 배수로 정비사업..긴급예산 1억 편성했다 중지

나주시 한 개인을 위한 특혜사업을 주민숙원사업으로 둔갑시켜 추진하다가 주민들에게 발각돼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제공=나주시

전남 나주시가 지난해 10월 1억원이 넘는 긴급예산을 편성해 설계를 완료하고 공사입찰 공고까지 진행한 봉황면 철야마을 소하천 배수로 정비사업을 갑자기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나주시는 봉황면 철야마을 소하천 일부 구간을 복개(덮개)하는 이번 사업에 긴급예산 사업비 1억2000여만원을 배정했으며 이중 설계비 1300만원을 지급했다. 긴급예산은 재난·재해 우려나 발생했거나 위험 요소 확인될 시 긴급히 소요되는 예산을 말한다. 사업 대상지는 재난·재해 우려나 위험 요소가 없는 지역이다.

이를 두고 나주시 안팎에선 철야마을에 거주하는 A씨를 위한 특혜 사업이란 의혹이 나왔다. 나주시 건설과 측은 "특혜가 아닌 주민숙원사업"이라고 해명했다.

봉황면 철야마을에는 전남도 지정 문화재인 만호정과 보호 수림이 있고, 마을을 가로질러 소하천이 흐르고 있다. 이 마을은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으로 개발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재 현상변경 절차를 거쳐 한다.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은 해당 문화재가 존치하고 있는 지역 내 300m 이내 구역을 말한다. 나주시는 문화재 관련 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공사입찰 공고까지 진행했고, 마을 주민들은 사업 설명 없이 사업이 추진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반발했다.

철야마을은 1구와 2구로 나눠져 있다. 1구 이장인 B씨가 봉황면사무소에 사업을 신청했고, 사업구간은 이장 B씨 친인척인 A씨 집 앞 30m 구간이다.

나주시가 한 개인을 위한 특혜사업을 주민숙원사업으로 둔갑시켜 논란이 일고 있디.( 복개 공사 구간)/사진제공=나주시

나주시 건설과 관계자는 "이 사업은 주민숙원사업으로 그 마을 주민들의 요구로 사업을 시행하려 했지만, 민원 발생으로 사업이 취소됐다"며 "사업비는 연말 자투리 예산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며, 사업비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예산팀 관계자는 "철야마을 배수로정비사업은 지난해 시장포괄사업비 중 일부를 긴급예산으로 편성해 추진한 사업"이라고 다른 답변을 내놨다.

나주시 건설과는 이 사업이 취소됐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 3월과 5월 사업 재추진을 검토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업 취소 공문도 봉황면에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철야마을 주민 K씨는 "마을에 사는 주민들도 모르게 사업을 진행하고, 문화재 보호법도 무시하면서 불법을 자행하는 나주시 행정에 분노를 느낀다"며 "특정 개인을 위해 1억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를 맘대로 사용하라고 시장에 당선시킨게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윤병태 나주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을 업무상 배임 행위로 사법당국에 고발할 뜻을 밝혔다.

나주(전남)=나요안 기자 lima6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