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엽기 살인' 지시한 살인범··· 7개월 간 6억 뜯어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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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서로의 허벅지를 찌르라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살인을 유도한 30대 남성이 친구, 후배 등 피해자 3명에게 7개월 동안 6억 여 원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살인혐의로 구속된 이모 씨(31)에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특수협박, 강요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씨는 올 1월 1일부터 7월 29일까지 7개월 동안 후배 김모 씨(30)와 그 엄마, 친구 안모 씨(31)에게 총 325차례에 걸쳐 6억 61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김 씨와 안 씨는 차 안에서 서로의 허벅지를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의 당사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19년부터 김 씨와 안 씨에게 “사기피해를 해결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허위 소송비용 등을 챙겼다. 그의 허위 빚을 갚기 위해 두 사람은 회사 퇴직금까지 받아 건넸다.

이 씨는 올 1월부터 피해자 3명에게 돈을 갚으라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6월 말부터 김 씨와 안 씨에게 “돈을 변제하라”며 둔기, 돌로 허벅지를 때렸다. 상대방이 잠들면 서로 돌로 허벅지를 때리라고 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7월 10일경부터 김 씨와 안 씨에게 일용노동으로 돈을 벌어오라고도 했다. 두 사람은 계속된 폭행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는 안 씨가 숨지기 3일전부터 심각한 상태인 줄 알면서 사실상 방치했다. 그의 범죄에 안 씨는 숨지고 김 씨는 장애를 앓게 됐다.

재력가를 행세를 하던 이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타고 다니던 1억 2000만 원 상당의 외제차를 팔고 개인재산을 친인척 명의로 바꾸는 등 범죄수익금을 숨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김 씨가 병원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김 씨 엄마에게 가짜 빚 차용증을 쓰도록 했다”며 “이 씨는 범죄를 합리화하는 자기최면을 걸며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