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막으러 순방 떠나는 野…국민의힘 “정치쇼”
“정부 현안에 야당 나서도 실효성 없어” vs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
(시사저널=정윤성 인턴기자)
야권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해외 순방' 카드를 꺼내들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미국·유럽·일본 순방을 통해 "오염수를 투기하는 국제범죄를 중단시키기 위해 전 세계에 호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여권에선 "국제적 사안을 빌미로 한 정치쇼"라며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총괄대책위원회(우원식 상임위원장)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 시민단체 공동행동과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4일부터 엿새간 미국·유럽·일본 순방계획을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중단을 위한 국제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후쿠시마 총괄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용선 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시민사회 대표단 등 8명은 오는 14~19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들은 18일부터 뉴욕에서 개최되는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정상회의에 앞서 오염수 위험을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우원식, 양이원영 의원 등은 15~19일까지 영국 런던,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다. 이들은 UN인권이사회 특별조사보고관, 국재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등을 만나 오염수 투기의 국제해양법상 위반사항과 국제적 인권 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여기에 윤호중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의원들도 일본에서 국제행동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우원식 위원장은 "국민의 안전이 백척간두의 위기 앞에 놓여있지만 국민의힘은 일본의 대변인처럼 안전하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야당 의원들이 먼저 국제기구에 호소하기 위한 직접 장도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1907년 6월 을사늑약의 부당함과 일제의 압력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헤이그 특사가 파견됐다"며 "116년 전 선조들의 결기를 품에 안고 반드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의 문제점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총선 이기려는 전략에 불과"
다만 여권에선 야권의 '국제 여론전'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같은 방식은 실효성이 없다"며 "과학적 토대마저 부정하는 논거까지 끌어들여 반대해서는 정확하게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제 사회에 과학적으로 공조하면서 일본을 잘 감시해 좋은 선례를 만들어 나갈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이재명 대표의 단식과 마찬가지로 전략적으로 부실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 관계자는 "당사자가 정부인 사안에 대표성이 없는 야당이 국제 무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국내를 향한 '정치쇼'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해외 출국이 총선 전략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방류 전 일본에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진 찍고 국내에서 당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수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유럽 등에 방문해도 야당 차원에서 고위급 인사는 만나기 어렵다"며 "미국, 일본 등 IAEA의 입장을 지지하는 국가에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야권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국제 사회에 알리지 않기 때문에 야당이 나서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야당으로서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인 만행이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표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실효성만 따지면 되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야권은 앞서 오염수 방류 전인 7월10일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으로 구성된 방일의원단이 2박3일 간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 관저 앞 집회 등 반대 여론전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방류를 저지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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