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4일째' 이재명에 만류 쇄도…이 "윤 정권 절대왕정 복귀한듯"(종합)
더미래·더민초 등 중단 요청…노영민 "문 전대통령도 깊게 걱정"
의료진 "신체기능 저하 등 한계 온 것으로 판단…중단 권고해야"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의원들이 이 대표의 건강 악화를 우려하며 거듭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가 끝이 없다며 현 상황에서 단식을 중단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건강 문제를 고려해 단식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본청 안 당 대표실로 옮겼다.
박성준 대변인은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했지만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초선의원 모임 등의 격려 방문에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일일이 응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한계에 다다랐다며 단식을 중단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이 대표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지만 윤석열 정권의 폭정이 선을 넘고 있다며 당장 그만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너무 기운이 없어 보이셔서 걱정이다, 건강을 먼저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아직 똘똘하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정청래 최고위원 등은 전날 검찰 소환 조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건강이 급격히 많이 나빠진 것 같다며 우려했고, 이 대표는 "잠깐씩은 앉아 있는 정도다"고 말했다.
이날 개각 발표와 관련해서는 "대안으로 제기된 분들이 아주 훌륭한 분들이시라고"라고 짧게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더미래 의원과의 면담에서는 윤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어느 선에서 멈추거나 그럴 가망이라도 있으면 뭘 좀 해보겠는데 내가 국가라는 생각으로 폭력적으로 모든 것을 억압하려고 하니까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모든 걸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꿈쩍도 안 하고 오히려 보란 듯이 더하니까 상식을 파괴하는 게 어떤 것이 보여주겠다는 이런 태도로 보인다"고 저격했다.
진선미 의원은 이 대표의 단식을 둘러싼 정부와 여당의 태도를 겨냥하며 "과거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할 때도 우리 원내대표가 가서 설득하고 안쓰러워했다"며 "지금은 너무 냉혹하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태도인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 10여 명과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도 대표실을 찾았다.
윤영덕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에 대해서 분노하면서 대표님과 함께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우리 당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대표님의 건강을 염려하고 계신 상황도 저희들이 모른 체할 수 없다"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맞는 말씀"이라면서도 "그런데 이 상태로는 너무 암울하다. 모든 게 다 무너지고 있다. 절대왕정 국가로 복귀한 것 같다"고 탄식했다.
이날 오후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과 양승조 전 충남지사,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춘희 전 세종시장 등도 이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노 전 의원은 "단식이 길어지니 문 전 대통령이 정말 깊게 걱정하고 계신다"며 문 전 대통령의 우려를 전달했다.
이어 "정치가 실종돼 버리고 이제 통합보다는 국민 분열이 횡행하고 있고, 국익이나 민생보다는 이념이 우선시되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가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는 말씀을 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감사한 말씀입니다. 잘 새겨서 잘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의료진은 단식을 지금이라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료진의 소견을 대신 전하며 "통상 단식 10~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인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식이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까지 이 대표의 체온, 혈당, 혈압 등은 심각하게 비정상적이지 않지만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 기능의 저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7일째 검사에서부터 전해질 불균형이 보이기 시작했고 전날부터는 부정맥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체중감소도 상당해서 이후부터는 모니터링을 더 자주 시행할 예정이다"고 부연했다.
천 실장은 "지금이라도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향후 심각한 이상 소견이 발생할 경우 즉각 단식 중단을 강력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이전까지 하루 2~3회가량 실시하던 체온, 혈당 등 검사 빈도를 더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24시간 동안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는 패치를 이 대표에게 부착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원격 확인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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