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번영회, 군인의 날 주최·주관 '보이콧'…갈등 표면화

민·관·군 교류사업 보조금도 반납…홍천군 "개최 등 검토 중"

(홍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홍천군 번영회가 그동안 주최한 '군인의 날' 행사를 하지 않고 '민·군·관 교류증대 및 행사 지원사업' 관련 보조금도 반납하기로 해 지역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홍천군 번영회 기자회견 [촬영 이상학]

홍천군번영회는 13일 홍천읍 번영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예정된 군인의 날 행사를 주최·주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12회째를 앞두고 홍천군번영회가 최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보이콧'을 결정해 중단 위기에 처했다.

2004년부터 독지가의 후원으로 홍천군번영회에서 진행하던 군인의 날 행사는 2009년 홍천군이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를 제정하면서 행사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지난 5월 군의회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투명한 집행 절차 미흡, 참여 부족, 지역경제 기여 미미 등의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했다.

이후 최근 군의회 임시회에서 다시 예산이 편성됐지만 기념행사와 화합·체육행사는 홍천군에서 주관하고 문화공연행사는 홍천군번영회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홍천군청 [홍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번영회는 행사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고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사업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행사 주최·주관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홍천군에서 5천만원을 지원받아 열어온 민·군·관 교류 증대 및 행사지원 사업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 사업은 홍천군 통합방위협의회에서 매년 군부대와 경찰서, 소방서 등을 대상으로 위문품을 전달하는 행사다.

번영회는 위문품과 업체 선정 등은 홍천군 관련 부서에서 추진하고 결제금액만 이체하는 역할만 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불투명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규설 군번영회장은 "예산 삭감 및 추경편성 등은 군과 군의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번영회에 대한 길들이기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며 "군인의날 행사와 민관군 교류증대 지원사업에서 비록 손을 떼지만, 지역 발전과 번영을 위한 일이라면 번영회 설립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홍천군은 행사 개최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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