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공포 과장 SNS…가짜뉴스와 싸움, 팬데믹보다 힘들었다
"대통령에 맞설 수밖에 없어" 트럼프 저격도
코로나 中 기원아닌 자연발생 가능성 제기
◆ 세계지식포럼 ◆
"어려웠지만 대중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맞설 수밖에 없었다."
미국 코로나19 대응 사령탑이었던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3일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나는 미국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직에 대한 존경을 갖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불거졌던 충돌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기를 회상하며 "미국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돌아다니는 상황이었다"며 "비과학적인 사람들에게 데이터와 과학을 바탕으로 설득하는 게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바이러스가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라거나 어떤 약물이 효과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과학적 근거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중국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실험실 발생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진화론적 바이러스 학자들이 조사한 결과나 논문을 보면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는 우리 행정부에서 전혀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다만 그가 민간인 신분이라 해고시킬 수 없었을 뿐"이라고 비난하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한국이 개인정보를 활용해 빠르게 대처했던 것과 달리 미국이 초기에 실패했던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독립정신 때문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동양 국가들이 가이드라인을 잘 따라준 데 반해 미국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개인 권리와 자유를 추구했고 결국 어떤 개발도상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치권뿐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도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급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허위나 가짜 정보가 돌 때 상황이 어려웠다"면서 "미국도 백신을 반대할 뿐 아니라 과학자를 반대하는 운동이 있고 지금도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런 정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의사결정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19는 2020년 초부터 움직이는 목표물과 같이 변화했고 매주, 매일 새로운 지식을 얻어나가는 과정이었다"면서 "움직이는 목표를 다룰 때는 의사결정을 늘 수정해야 하며 최대한 최근에 얻은 가장 정확한 정보를 기준으로 유연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코로나19 종식론에 대해 선을 그으며 지속적인 대비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는다"며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고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백신과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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