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계속고용' 장려금 확대···"기업 임금도 직무·성과에 초점을"

정예지 기자 2023. 9.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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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점프 '리워크 컨퍼런스'-고령자 재취업 해법은
정부 예산 늘려 1만여명 지원
기업 먼저 임금체계 개편 필요
재취업지원서비스 가이드 제시
"중장년 단순근로는 사회적 손해
경험·지식 살려 전직 활성화해야"
김범석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이 고령자 고용 현황과 관련 정책의 방향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서울경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는 2020~2025년 사이 약 111만 명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접어든다. 2025~2030년 사이에만 36만여 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기술 및 생산성 수준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2050년까지 한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현재의 노동인구 비율을 2050년에도 유지하기 위해, 즉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지금보다 13년 더 일해야 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 계속고용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서울경제신문과 라이프점프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4회 리워크 컨퍼런스’에서는 계속고용을 위한 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계속고용은 정년에 도달한 60세 이상의 근로자에 대한 재고용, 정년 연장 및 폐지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자리에 모인 정부·학계·기업 전문가들은 고용정책, 재취업 지원 서비스,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토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했다.

정부는 우선 계속고용 장려금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기업에 계속고용된 근로자 1인당 월 30만 원의 인건비를 최대 2년간 지급해왔다. 이날 ‘고령자 고용 현황 및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한 김범석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은 “올해는 8000명(268억 원)을 지원하지만 내년에는 예산을 326억 원으로 늘려 1만 명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지원 확대 방침을 밝혔다. 김 과장은 “올 7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계속고용연구회를 발족하고 계속고용 방식, 노사 간 도입 절차 등 관련 예상 쟁점도 논의 중”이라며 “12월까지는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김범석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장이 고령자 고용 현황과 관련 정책의 방향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계속고용이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임금체계를 먼저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수영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교수는 “직무급·역할급·성과급 등 일의 가치를 반영한 임금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연공급 임금체계는 정년 연장 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청년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어 이 교수는 임금체계 개편 외에도 생산성·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로자 능력 개발 및 고성과 작업 시스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일본의 고령·장애·구직자 고용지원기구(JEED)와 같은 전담 공공기관이나 연구 조직 설치도 제안했다.

정부는 재취업 지원 서비스 운영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행 비율을 높일 방침이다. 재취업 지원 서비스가 운영된 지 4년 차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인식·역량·예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수영 한국표준협회 팀장은 “전직 지원 서비스 기업 담당자를 위해 실무 운영 프로세스를 8단계로 구분해 예시와 함께 제시한 만큼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11일 새로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전직 지원 우수 사례 발표에서는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가 ‘태국 리턴십(Returnship·직장 복귀 인턴십) 프로그램’과 인공지능(AI) 라벨러 등 디지털 산업에서 일자리를 찾은 300여 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상상우리는 지난해에만 총 1800건의 성과를 달성했다. 신 대표는 “중장년 일자리로 청소나 경비 등 단순 일자리가 대부분인 것은 사회적 손해”라며 디지털 산업, 지역 중소기업, 해외 스타트업, 사회적 경제·사회 서비스, 관광 등 중장년이 경험과 지식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직 지원 서비스 기업 이음길HR은 한국의 전직 지원 서비스는 외국 기업이 주도해 우리의 문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한국형 전직 지원 서비스와 생애 설계 교육을 개발했다. 황영민 이음길HR 팀장은 “이음길은 전직 지원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와 AI를 서비스에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와 비대면으로도 컨설팅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전략팀장은 “서울시 중장년은 369만 명으로 인구의 38.9%에 해당하는 가장 큰 인구 집단인데도 다른 세대에 비해 지원이 부족했다”며 인생 전환기에 놓인 중장년 지원을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 논했다. 재단은 “올해 6월 기준 사회 공헌 일자리 사업에 3608명의 중장년이 참여하고 직업 능력 개발 교육은 3279명이 이수한 성과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중장년의 사회·경제활동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예지 기자 yej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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