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 로켓에 큰 관심" 김정은 "함께 싸울 것"··· 북러 안보리 제재에 노골적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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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얼굴을 맞닥뜨린 북러 정상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서 이번 회담의 목적으로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해외 정상과 만남에서 지각하기 일쑤였는데 이례적으로 먼저 와서 기다릴 정도로 이번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두 정상은 군사기술 협력을 비롯해 무기 거래, 대북 경제 지원을 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냉전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한미일 군사협력의 중요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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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김정은보다 30분 먼저 도착
金에 "새 우주기지 보여주고 싶어"
"바쁜 일정에 초대해 감사" 金 화답
러 개발한 최신 로켓 시설 둘러봐
양국 무기거래·경제지원 등 논의
안보리의 대북제재 '대놓고 위반'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하겠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 지도자는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13일 얼굴을 맞닥뜨린 북러 정상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서 이번 회담의 목적으로 언급했다. 양측은 합의문에 대한 서명도 없이 회담을 마쳐서 협의 내용의 이행 구속력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넘겨주면 러시아가 정찰위성 등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양측이 거래에 나선 점 만큼은 명확해졌다. 이 같은 합의가 실행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노골적으로 조롱하며 위반하는 행위가 된다. 또한 한반도 안보 진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책임을 강력히 따지고 대북 억지력을 확대할 한미일 군사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러시아 언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보다 30분 앞선 12시 반에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맞을 준비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해외 정상과 만남에서 지각하기 일쑤였는데 이례적으로 먼저 와서 기다릴 정도로 이번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서로 얼굴을 마주한 뒤 40초간 악수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곳이 우리의 새 우주기지”라며 “김 위원장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줘서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주기지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고 주요 시설도 둘러봤다. 푸틴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러시아가 개발한 최신 로켓 ‘안가라’ 조립·시험동과 소유스2 우주로켓 발사 시설 등을 살펴봤다. 김 위원장은 부품의 크기나 작동 방식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하는 등 로켓 기술에 관심을 내비쳤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 대표단이 배석한 확대 회담을 약 1시간 30분 진행한 뒤 통역만 참석한 일대일 단독 회담을 30분가량 이어갔다. 공식 만찬까지 약 4시간 동안 푸틴 대통령과 함께 했다. 두 정상은 군사기술 협력을 비롯해 무기 거래, 대북 경제 지원을 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과 관련 군 수뇌부와 군사과업 책임자를 대거 데려갔다. 정찰위성 개발을 책임지는 박태성 당 과학교육비서(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와 핵잠수함 개발을 맡은 김명식 해군사령관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앞세워 러시아로부터 우주항공기술과 핵추진잠수함 등의 기술을 이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러시아로부터 우주항공 기술 도움을 받아 다음 달 3차 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그 대신 북한으로부터 포탄·소총 등 재래식 무기를 대거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는 조춘룡 군수공업부 부장도 포함됐는데 재래식 포탄 생산을 책임지는 핵심 담당자이다. 이에 122㎜, 152㎜ 포탄과 박격포탄 등이 러시아에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전투기 생산공장 등이 있는 러시아 극동 지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북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냉전 당시와 유사한 수준으로 밀착하면서 한미일 군사협력의 중요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강윤희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미국이 이미 수차례 경고했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마이 웨이(My way)’를 고집했다”며 “한미일이 군사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등 안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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