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지시·이재명 결정으로 백현동 사업 공영 아닌 민간개발"(종합)

정윤미 기자 2023. 9.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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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의혹' 김인섭 재판서 성남시 공무원 김모씨 증언
정진상 측 "실무자에게 김인섭 도우라 지시한 사실 없어"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로비스트 김인섭 한국하우징기술대표 재판에서 '백현동 개발 사업이 공영개발 아닌 민간 단독개발로 이뤄진 데에는 당시 정진상 성남시 정책비서관 지시와 이재명 성남시장 결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13일 오전에 열린 김 전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 재판에 증인 출석한 성남시청 소속 공무원 김모(58)씨는 검찰 주신문에서 "이재명·정진상이 증인 등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백현동 개발 사업 참여 배제를 지시했기에 결국 공영개발 아닌 민간 단독개발이 이뤄진 거냐"는 질문에 "네,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성남도개공 사업 배제 결정과 관련해 검찰은 "국토계획법에 근거한 '2020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고 오직 민간에만 이익이 되고 시에는 손해가 가는 걸로 보이는데, 김인섭의 청탁이 없었다면 도개공의 사업 참여를 배제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고 김씨 역시 "그렇게 보인다"고 호응했다. 이어 "이재명 결정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죠"라는 검찰의 질의에 김씨는 "네"라고 답했다.

성남시 도시계획과 주무관이었던 김씨는 2014년 11월 도시계획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 2018년 12월까지 백현동 사업 관련 용도변경 절차 이행 등을 담당했다. 검찰은 김인섭의 백현동 사업을 돕기 위해 정진상이 김씨를 승진시켰다고 봤다. 김씨 역시 "보통 진급하면 다른 부서로 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자신의 승진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2014년 11월 증인이 도시계획팀장으로 승진한 직후 정진상이 증인을 술자리에 불러서 '인섭이 형이 백현동 사업을 하려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나중에 신청서류 들어오면 김 팀장님(증인)이 챙겨주세요'라고 말했는데 이는 부탁이냐 지시냐"는 물음에 "지시 정도로 이해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증인은 정진상으로부터 거스를 수 없는 지시로 받아들였죠"라는 검찰의 확인 질문에 "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같은 취지의 지시는 백현동 사업 관련 인허가 과정에서 김인섭이 원하는 대로, 혹은 유리한 방향으로 절차를 진행하는 의미가 맞냐'는 데 대해 "그렇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진상이 증인에게 한 이 지시가 이재명 지시나 허락을 받아서 한 것이고 정진상 단독으로는 이런 지시를 할 수 없죠"라는 검찰 추가 질문에 "그럴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정진상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에)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과 정진상이 김인섭의 백현동 사업을 밀어주기 위해 이례적 인사조치까지 하면서 김인섭과 친분이 있는 증인을 팀장직에 앉힌 것 같다'는 검찰의 말에 "그랬을 수도 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씨는 '주거용지 대 연구개발(R&D) 용지비율'을 정하는 데 있어서 정진상이 직접 나서서 민간개발업자 정바울 요구를 들어달라고 증인에게 지시했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검찰이 "증인이 정바울 요구를 거절하자 정진상이 증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백현동 사업 관련해 개발업자 측에서 요구하는 대로 잘 처리해 줘라',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지시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비슷하게 들었다"고 답했다. 정진상의 통화 내용은 '정바울 요구대로 용지비율을 조정해 주라는 의미냐'는 확인 질문에 "그렇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에 시작된 반대신문에서도 이재명·정진상이 도개공 사업 배제를 결정했다는 일관된 진술을 펼쳤다. '도개공의 사업 배제가 성남시 결정인지 도개공 자발적 선택'인지에 대해 김씨는 "2층(이재명·정진상)에서 결정한 것으로 들었다"고 강조했다. 2층에는 성남시청 시장실과 정책실장실이 있어 당시 성남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재명·정진상을 지칭할 때 사용된 은어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정진상 측 변호인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정 전 실장은 실무자에게 김인섭씨를 도우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이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진상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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