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산 투자 안 먹히네" 인기 꺾인 EMP펀드
올들어 자금 1393억 이탈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펀드에 편입해 자산배분, 분산투자의 끝판왕으로 평가받는 EMP펀드가 고전하고 있다. 수익률이 저조하다 보니 자금 이탈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EMP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12일까지 1393억원이 빠져나갔다. 설정보다 환매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탓이다.
EMP펀드 환매가 많이 나온 이유는 부진한 성과 때문이다. 국내 EMP펀드의 상징적 상품으로 규모가 가장 큰 IBK자산운용의 'IBK플레인바닐라EMP 펀드'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4.61%, 3년 수익률이 -4.57%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최근 1년 동안 코스피는 6.74%, 코스닥은 16.90% 올랐다. IBK플레인바닐라EMP의 7월 운용보고서 기준 투자 지역별 비중은 미국이 90%를 차지한다. 최근 1년 동안 미국 S&P500지수는 8.5% 상승했지만 이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펀드 내 비중이 높은 7~10년 만기 미국 국채 투자 ETF(IEF)와 필수소비재 ETF(XLP) 등의 수익률이 저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KB자산운용에서 설정한 KB글로벌주식솔루션EMP와 KB다이나믹4차산업EMP는 다른 EMP펀드보다 수익률 면에서 크게 앞선 모습이다. 특히 홍융기 전무가 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는 KB글로벌주식솔루션EMP의 최근 1년, 3년 수익률은 각각 5.74%와 28.59%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펀드는 보통 3년 성과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데 3년 성과 면에서 웬만한 국내외 주식형 펀드를 압도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은 16.74%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은 이보다 낮은 11.32%다.
이 펀드의 7월 운용보고서에 나온 포트폴리오를 보면 눈에 띄는 ETF가 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MSCI 인도 ETF(INDA)다. 인도는 올해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으로 베트남과 함께 가장 주목받고 있다. INDA는 올해 들어 9%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EMP펀드로 대표되는 자산배분 펀드가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연평균 6~7% 성과가 나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수익률이 그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굳이 자산배분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MMF)나 발행어음에 맡겨도 연 4~5%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EMP펀드의 기대수익률은 이보다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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