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프로축구 입단비리’ 최태욱 전 국가대표 코치 기소

이보라 기자 2023. 9. 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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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욱 전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가 이천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출연해 한국의 축구 선수 육성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국내 프로축구팀의 선수 입단비리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13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한 최태욱 전 국가대표팀 코치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검사 김현아)는 이날 최 전 코치 등 11명을 배임 수·증재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최 전 코치는 에이전트인 최동현씨와 공모해 자신의 제자였던 한 선수를 안산 그리너스에 입단시키려고 이종걸 전 대표와 임종헌 전 감독에게 2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최 전 코치는 2018~2022년 국가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다.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4강에 진출할 때 참가 선수였던 최 전 코치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선수와 지도자로 월드컵 2라운드 이후 경기를 경험했다.

검찰은 최 전 코치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이 전 대표와 임 전 감독도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선수 입단 대가로 선수 아버지 홍모씨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에이전트 최씨로부터 롤렉스 시계, 현금 등 27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감독 임명 대가로 임 전 감독으로부터 9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임 전 감독은 2018년과 지난해 최씨로부터 선수 입단 대가로 4500만원을 받고, 아들을 프로구단에 입단시켜준다고 속여 그 아버지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전력강화팀장 배모씨는 지난해 입단 대가로 최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대학 감독 신모씨는 2017~2018년 최씨로부터 인사비 명목으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전 구단 코치 신모씨는 2020년 최씨로부터 선수 입단 대가로 2000만원을, 전 대학 감독 김모씨는 2020년 최씨로부터 인사비 명목으로 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공여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에이전트 최씨는 이 전 대표 등 5명에게 총 1억29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임 전 감독은 이 전 대표에게 감독 임명 대가로 900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선수 아버지 홍씨는 이 전 대표에게 벤츠 승용차 대금 5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프로구단, 대학의 지도자들이 구단에 입단하는 선수 측으로부터 인사비,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도 이를 관행으로 치부하는 고질적인 병폐를 확인했다”며 “이들이 수수한 돈을 추징보전 조치하고 대한축구협회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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