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 쓸 수 없는데”···‘부산 목욕탕 화재’ 피해 경찰관에 동료들 모금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지원 못 받을 우려
“화마와 싸우는 동료 도와주세요”
경찰직장협·소방서 등서 모금 활동
지난 1일 부산 목욕탕 화재 사고를 수습하던 중 다친 경찰·소방 공무원들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간호비 지급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호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 공무원들은 “도움이 절실하다”며 모금 활동에 나섰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16개 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단은 최근 경찰 내부망 등에 “화마와 싸우는 동료를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동료들에게 모금을 독려했다. 지난 4일부터 진행된 모금과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낸 개별 후원금은 1000여만원으로, 부산 직협회장단은 지난 11일 피해 경찰관들이 속한 부산 동부경찰서에 후원금을 1차로 전달했다.
부산 직장협의회에 따르면 화재 수습 중 2차 폭발로 다친 경찰관 3명은 얼굴과 팔, 손에 화상을 입고 전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피해 정도가 심한 여성 경찰관은 화염으로 손가락이 붙어 모르핀 주사를 맞아가며 수술과 치료를 받고 있다. 2014년 경찰에 입직해 형사로 근무하던 이 경찰관은 한 달 전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직협회장단은 “손을 전혀 사용할 수 없어 간병인 도움이 없이는 생활이 어려워 간병인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인데, 화상의 범위가 체표면적의 35% 이상이어야 한다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간호비 지급 기준에 미치지 못해 간호비 지급이 안 되고 있다”며 “하루 간병비만 15만원에 달하고, 일주일 단위로 비용을 결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근무 중 다친 동료 경찰관을 돕는 전국 단위 모임 ‘이제아픈동료를위하여(이아동)’ 역시 지난 8일 피해 경찰관 3명에게 1인당 300만원씩 위로금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에서는 상처를 입은 경찰관의 간병비를 ‘경찰 복지 기금’ 등으로 전액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현장을 지킨 경찰관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원 재해 보상 기준 중 화상 피해자의 경우 화상의 범위가 체표면적(신체 부위 중 화상 부위의 비율)의 35% 이상이어야 간병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기준엔 못 미치는 게 맞다”면서도 “간병료 지급 기준 중 하나인 ‘두 손의 손가락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 혼자 식사할 수 없는 경우’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공단에 치료비 지급 신청을 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부산항만소방서와 부산진소방서도 다친 소방관을 돕기 위해 각각 모금에 나섰다. 부산항만소방서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모금을 진행했고, 부산진소방서도 모금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1시40분쯤 부산 동구 좌천동 매축지 마을의 한 목욕탕 건물 지하 1층 지하실에서 30분 간격으로 2번의 폭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나선 소방관과 경찰관을 비롯해 인명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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