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머니' 의존도 급증…美 중소은행 안정성 흔들
미국 중소형 은행이 제3 중개기관에 예금 모집을 의존하는 사례가 늘면서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은행은 올해 2분기 중개예금을 1조2000억달러(약 1596조원)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86% 늘어난 수치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중형 은행 자이언스뱅코프의 상반기 말 중개예금 잔액이 85억달러(약 11조3000억원)로, 전체 예금 중 11%를 차지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자이언스뱅코프에는 중개예금이 거의 없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웨스턴얼라이언스은행도 1년 새 중개예금이 급증하며 전체 예금의 10%를 넘어섰다.
고금리로 더 높은 수익률을 찾으려는 고객이 늘면서 은행은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데다,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현금을 비축해야 한다는 압박이 중개예금 증가를 초래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개예금이란 예금 중개업체 등 제3자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 예금으로, 은행이 소매 영업망에서 일일이 예금을 모집하지 않고도 거액의 예금을 손쉽게 유치해 대차대조표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은 데다 중개업체에 수수료까지 지불하는 등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 '양날의 검'으로 간주된다고 WSJ는 지적했다. 또 돈을 맡긴 고객이 충성 고객이 아니어서 은행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돈이 빠져나가기 쉬운 일종의 '핫머니' 성격을 띤다.
관계당국 역시 중개예금 의존도 증가의 위험성을 주시하고 있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최근 "중개예금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집중이 일어난다면 감독당국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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