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학림 저서 출판사 대주주는 본인… 억대 수익 모두 ‘독식’

백준무 2023. 9. 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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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주고받은 금품의 대가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도서를 발행한 출판사는 신씨 본인이 대주주로 있는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씨가 책을 판매한 수익을 출판사와 나누지 않고 모두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1억6500만원이 '정당한 돈'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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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
회사지분 비율 23%… 2번째 많아
감사 이름 올려 경영 전반에 참여
김만배에 도서 1억6500만원 판매
본인 채무·자녀 학자금 갚는데 써
檢 “양측 거래 객관적 입증 주력”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주고받은 금품의 대가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도서를 발행한 출판사는 신씨 본인이 대주주로 있는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씨가 책을 판매한 수익을 출판사와 나누지 않고 모두 챙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1억6500만원이 ‘정당한 돈’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지고 있다.

13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신씨의 저서 ‘대한민국을 만드는 혼맥지도’를 출간한 A사의 지분 가운데 신씨가 보유한 비율은 23%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이사 박모씨(31%)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이 높다.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 씨를 허위 인터뷰하고 1억6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지난 7일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신씨는 A사 경영 전반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A사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씨는 2011년 2월까지 해당 업체 감사로 이름을 올렸다. 박씨와는 과거 전국언론노조, 자유언론실천재단 등에서 함께 활동한 사이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김씨에게 책을 판매하면서 받은 1억6500만원을 출판사와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신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에게 받은 돈을 자신의 채무와 자녀들의 학자금을 갚는 데 썼다고 주장했다.

박씨 또한 세계일보에 “자사 디자이너가 수작업으로 책을 만들어 줬을 뿐”이라며 “책 판매에 자사가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신씨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작했으면서도 정작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책을 판매한 셈이다.

두 사람의 설명은 출판업계의 일반적인 관행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의 경우 저자가 인세로 받는 비율은 책 판매 수익의 5∼10%다. 자신의 돈을 직접 들여 회사에 출간을 의뢰하는 이른바 ‘자비 출판’의 경우에도 인세 비율은 대개 40∼50% 수준에 불과하다. 이례적인 책 거래 방식 자체가 김씨와 신씨 사이 오간 금품에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어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왼쪽),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 뉴스1
신씨가 김씨로부터 ‘부가가치세’를 받았다는 점도 특이한 정황이다. 신씨는 자신의 책 3권에 권당 5000만원의 가격을 매기고 여기에 부가세 1500만원을 더해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출판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신씨가 책이 면세상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납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거래일자보다 6개월 앞선 날짜로 계약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서도 김씨와 신씨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신씨의 책이 거래액에 상응하는 객관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지 평가할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검찰은 당시 거래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계약서 등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확인하고 있다. 신씨가 김씨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도 책을 판매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실제 판매가 이뤄졌는지 여부도 파악할 방침이다.

한편 신씨는 이날 압수물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참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신씨는 ‘인터뷰 이전에 김씨와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치권에서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커졌다”며 “말을 하고 싶어도 말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백준무·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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