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이어 임대도 공급 '하세월'
폐기물 처리 지연 등 이유
예정보다 착공 대거 늦어
"저소득층 주거안정 위협"
올 들어 부진한 인허가·착공 실적으로 주택공급 절벽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분양뿐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도 연초 계획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급절벽 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주택 물량의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공공은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3일 매일경제가 올 들어 8월까지 LH가 입주자모집을 한 공공임대(건설임대)주택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15곳에서 공급을 하겠다던 연초 계획에 비해 실제 공급이 이뤄진 곳은 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지난 3월 '2023년 분양·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말까지 46개 단지(1만1683가구)의 건설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임대주택은 새로 신축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민간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와 더불어 공공임대주택의 핵심 공급원이다.
당시 LH는 월별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3월 군산금암(150가구), 광명하안13(6가구)을 시작으로, 4월엔 성남신흥2(812가구), 밀양가곡(104가구), 5월 진주평거(140가구), 6월 성남복정1(234가구), 강동천호(94가구), 서울대방(61가구), 부천괴안(96가구), 수원매산(58가구), 광주선운2(483가구), 7월 부천원종(28가구), 화천신읍(120가구) 등 8월까지 13개 단지 2386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현시점에서 실제 공급이 이뤄진 곳은 이 중 8개 단지(2136가구)뿐이었다. 나머지 5개 단지(250가구)는 9월인 현재까지 아직 입주자모집이 이뤄지지 않았다.
계획대로 공급이 안 된 곳들 중엔 특히 수도권 물량이 많았다. 강동천호, 서울대방 등 서울 물량을 비롯해 부천원종, 수원매산, 광명하안13 등이다. 6월 공급 계획 물량으로 잡혀 있던 강동천호(행복주택)와 수원매산(행복주택)은 각각 10월과 11월로, 부천원종(가로주택사업의 임대물량)은 7월에서 12월로 공급일정이 연기됐다. 지난 6월에 입주자 모집이 예정돼 있던 서울대방은 아예 내년으로 일정이 밀렸다.
공급 지연의 원인은 다양하다. 서울대방은 건설폐기물 처리가 지연되며 전체 공사일정이 밀렸고, 강동천호는 지장물 철거가 늦어졌다. 부천원종의 경우 터파기 공사를 할 때 발생하는 잔토를 버리는 장소인 사토장 선정에 애를 먹으며 공사일정이 순연되기도 했다.
9월 예정된 물량 역시 대거 일정이 순연됐다. 본래 이달엔 화성향남2(1050가구), 고양장항(1242가구), 홍천갈마곡(100가구), 강원고성(100가구), 진천문백(170가구), 김제지평선(120가구), 전남곡성(120가구), 경북의성(140가구), 창원명곡(132가구) 등 전국 9개 공공임대주택에서 3174가구에 대한 입주자모집이 계획돼 있었다.
LH에 따르면 이 중 실제 이달 공급이 이뤄질 곳은 전남곡성, 화성향남2, 강원고성, 홍천갈마곡 등 4개 단지 1370가구로, 본래 계획 물량의 43.2%(가구 수 기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물량은 모두 뒤로 밀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가뜩이나 전세가격도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신축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이 늦어지면 저소득층 입장에선 양질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어 주거안정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분양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 들어 LH가 공급한 공공분양은 전국에서 화성태안B3, 서울대방 신혼희망타운 단 두 곳뿐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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