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정부 태도 변화 없이는 사회적 대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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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동탄압'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사회적 대화 재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복귀 가능성에 여전히 선을 그으면서 노동정책 기조 전환을 압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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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접전지서 영향력 보여주겠다"
"이주노동자, 청년 등 약자에 힘 보탤 것"
하반기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한국노총이 정부의 '노동탄압'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사회적 대화 재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복귀 가능성에 여전히 선을 그으면서 노동정책 기조 전환을 압박한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조직적인 영향력 행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은 그간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운동 기조를 견지해왔지만, 정부는 노동을 적대시하며 노동 개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한국노총도 입장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앞서 6월 초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을 두고 갈등을 빚던 중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 간부에 대한 강경 진압과 구속이 불참 선언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동명 위원장은 '각종 정부위원회에서의 양대노총 배제' '회계장부 미제출에 따른 국고 보조금 삭감' '일방적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안 발표'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태도가 존중이 아닌 배제, 대화와 소통이 아닌 철저한 고립과 공격으로 차 있다"고 말했다. 경사노위 복귀 조건에 대해서는 "어느 딱 한 가지 사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위원회 내 노조 역할 존중이나 삭감된 보조금 정상화 등 전반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고 했다.
특히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조치'에 대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조를 비롯한 우리 사회 각 조직의 회계 투명성 제고에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현재 정부 방식은 노조를 회계 비리가 있는 집단으로 매도해 노조 혐오를 조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법상 이미 조합원을 상대로 회계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으며, 향후 노조 실정에 맞는 표준화된 회계 기준을 마련해 산하 노조에도 권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오는 11월 11일 여의도 일대에서 10만 명 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실시한다. 12월에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 등 사회연대 입법을 위한 농성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 현 기조가 계속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조직적 실력 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총선에서는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정도였다면, 내년 총선에서는 선거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접전지를 중심으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조합원을 결집해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만 대화 가능성도 열어 놨다. 그는 간담회 말미에 “우리도 사회적 대화를 바라고 중시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태도 변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일반 조합원 및 국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조직혁신안 5대 과제도 도출했다고 밝혔다. △윤리성 △투명성 △민주성 △이미지 혁신 및 사회적 책임 강화 △건설산업 구조 개선 및 노조 혁신이 그 내용이다. 류기섭 사무총장은 "중소기업, 이주노동자, 저소득층, 청년 노동자 등 조직화된 노동자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힘 보태는 것이 노총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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