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모로코인들 정부 늑장에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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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잔해 아래에 깔려 죽어 있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모로코 강진 피해 지역인 탈랏냐쿠브에에서 구조를 절실히 기다렸던 자말 르바키(36)씨는 "정부의 대응에 배신감을 느꼈다"며, 당시 처참한 상황을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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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랏냐쿠브에 골든타임 지나서야 굴착기 도착
오지마을 사흘간 방치…맨손으로 땅파 직접 구조
강진 당일 프랑스에 있던 국왕 뒤늦게 현장 방문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사람들이 잔해 아래에 깔려 죽어 있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모로코 강진 피해 지역인 탈랏냐쿠브에에서 구조를 절실히 기다렸던 자말 르바키(36)씨는 “정부의 대응에 배신감을 느꼈다”며, 당시 처참한 상황을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탈랏냐쿠브에 굴착기가 도착하기까지는 나흘이나 걸렸다고 한다. 통상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이미 넘긴 상황이었다. 그간 그는 무너진 4층짜리 집 아래에 묻힌 부모님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동생과 삼촌, 이웃들과 함께 맨손으로 잔해 속을 필사적으로 수색했다고 말했다.
르바키씨는 “정부 구호가 마을에 도착하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느냐”며 “지진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데 왜 외국의 지원 제안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정부의 늑장 대응에 날을 세웠다. 실제 120년 만의 강진으로 3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온 모로코에 국제사회가 지원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모로코 정부는 현재까지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지원만 승인했다.
탈랏냐쿠브는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알 하우즈 지역의 외딴 시골 마을이며, 마라케시 진앙으로부터 약 20㎞ 떨어져 주민 3000여명이 거주해왔다. 모로코의 지진 피해 지역은 넓고 험해 주민은 고립된 상태다. 일부 도로는 산사태 탓에 막혔고 피해가 극심한 지역은 헬리콥터로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르바키씨뿐 아니라 주변 마을 사람들도 지역 자선단체의 기부금으로 생존하고 있으며, 정작 중앙정부로부터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심지어 당국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아 거부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덧붙였다.
특히 빈곤층이 대다수 거주하는 알 하우즈 지역 오지 마을 주민은 접근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미 사흘 가까이 그대로 방치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일부 주민은 맨손으로 땅을 파며 직접 수색에 나섰으며 삽과 곡괭이를 들고 구조를 시도하기도 했다. 두아르 트니르트의 주민 파티마 베니자는 “이틀간 그 누구도 우리를 확인하러 오지 않았다”며 “그들이 사람들을 조금만 더 일찍 구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모로코 정부의 구조 작업이 지연되는 사이 강진으로 현재 29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며 상황은 점점 악화하자 정부의 늑장 대응에 모로코인들 분노의 목소리는 고조되고 있다.
이를 수습해야 할 모하메드 6세 국왕은 강진 당일엔 프랑스 저택에 머물다 이튿날에야 귀국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뒤늦게 현장을 찾았는데 이날 저녁 마라케시 병원을 방문해 피해자들을 위로하며 상황을 무마하고 있다. AP통신은 국왕이 피해자들에게 입을 맞추고 헌혈하는 장면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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