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모습" vs "그로테스크가 뭐냐"...野의원 집단퇴장

박소연 기자 2023. 9. 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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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회 법사위, 여 "대선공작, 文검찰 방조" vs 야 "채상병 사건 은폐, 국정농단" 설전
김도읍 국회 법사위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9.13/사진=뉴스1

여야가 13일 '대장동 허위 인터뷰'를 통한 대선조작 의혹, 수해 현장에서 숨진 고(故) 채모 해병대 상병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 서로 정반대 주장을 하며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허위 인터뷰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루 및 문재인 정부 검찰의 동조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조직적 외압·은폐 의혹을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법무부, 국방부 등 5개 부처에 대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사의를 표명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참석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허위인터뷰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대선 사흘 전에 보도가 나가자마자 이재명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이 이 기사를 널리 확산해달라 독려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바로 공식 브리핑을 통해서 대장동 사건의 뿌리가 윤석열이란 브리핑을 냈다"며 "바로 이 자리에서 대선 이틀 남겨 놓고 긴급현안질의가 열렸는데 긴급현안질의 내용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것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될 대선공작 사건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선거 직전 조직적으로 허위사실이나 조작된 뉴스를 유포해 결과를 바꿔보려는 시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반헌법적 중대 범죄"라면서도 "다만 이 부분은 검찰이 엄중하게 수사 중"이라고 했다.

김도읍 국회 법사위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9.13/사진=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을 바로 앞두고 허위 인터뷰 파일이 언론을 통해 계속 공개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사를 했던 그 당시 검찰이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않는 것은 이와 같은 대선공작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묵인 방조 행위 아니냐"며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이 국감에서 그것에 대해 수사 지시를 했다고 했는데 아무 얘기도 없었느냐"고 물었다.

김도읍 법사위원장도 "수사가 진행됐고 결과가 나왔는데도 오보 대응은커녕 아무 말도 검찰 법무부가 하지 않았다면 대선 여론조작 공범될 가능성이 있다"며 " 김오수가 수사했는지 어띠까지 진행됐고 결과 무엇인지. 수사팀이 어떻게 꾸려졌고 결과까지 어떻게 진행됐는지 신속하게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국민들의 표를 도둑질 하려는 허위 인터뷰, 대선공작에 대해 검찰에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2011년에 공적자금 5조원이 투입된 이 사건의 원죄는 사실 문재인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라는 질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무혐의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도의가 아니다"라고 즉각 반발했다. 김 위원장이 "현직 대통령을 윤석열씨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직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3.9.13/사진=뉴스1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김영배 의원은 "어떤 사고가 났을 때 국가가 조직적으로 외압을 행사해 은폐와 조작을 일삼는 행위는 민주공화국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이종섭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한 건가,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해 군의 항명 사건이 외부로 노출돼 책임을 묻는 경질인가"라고 묻자 이 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장관이 첫 번째 결재한 대로 갔으면 무슨 죄인가. 그 사이 대통령 격노 이야기가 흘러나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이라며 "안보공백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 하셨지만 여러 논란들과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장관도 희생양이 됐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대통령 격노 때문에 마치 잘못된 방향으로 간 것처럼 말씀하셨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을 겨냥해 "일부 근거 없는 탄핵 주장으로 가결되면 국가 안보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안다.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9.13/사진=뉴스1

한편 이날 야당 의원들은 법사위원장의 회의 운영 방식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며 다수가 퇴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가 돼야 한다"며 "전직 법무부 장관이 자당 의원총회에서 '검찰 땡땡땡(아가리)에 이재명을 내줄 수 없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 민주당은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박범계 의원을 저격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진행의 공정성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을 다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그로테스크(기괴한)라는 영단어가 많이 유행하던데 이 기괴한 모습을 보시라. 공수처가 영장을 끊어서 (감사원) 압수수색을 단행하는데"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기관장들한테 그로테스크가 뭐냐"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의원은 "법사위원장이란 사람이 피의자 편을 들어서 변명할 기회를 주고 동료 위원의 질의를 당에서 한 발언으로 면박을 주나. 그게 김도읍 위원장의 깜냥인가"라고 맞섰다. 박 의원은 "그러다가 다 불타 죽는다"며 퇴장했다. 소병철 민주당 간사를 제외한 의원들도 따라 나섰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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