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박범계 '설전'…"법치 흔들어" "그러다 불타 죽어"

▲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과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박범계 의원 사이에 거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두 사람 충돌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과 관련한 질의 과정에서 박 의원이 최재해 감사원장·유병호 사무총장을 '피의자'로 지칭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박 의원은 회의장에 출석한 최 원장 면전에서 "이분이 지금 피의자다. 대한민국 감사원장이 피의자란 말"이라며 "그 뒤에 (앉아 있는) 유병호 사무총장 역시 피의자다. 어마어마한 사건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노공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질의하며 "특히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서는 신속하게 수사가 돼야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전직 법무부 장관이 자당 의원총회에서 '검찰 땡·땡·땡에 이재명을 내줄 수 없다' 이런 말까지 나오더라. 그런데 지금 감사원장 사무총장, 이런 분들은 피고발인인데 아주 엄청난 사건인 것처럼 질의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 의원이 검찰을 겨냥해 "(이재명 대표를) 저들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 것을 직격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작금의 상황들이 보면, (민주당은)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요즘 '그로테스크'(grotesque)라는 영어 단어가 유행한다. 저 기괴한 모습을 보시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영장을 끊어서 (감사원) 압수수색을 단행하는데 (감사원장·사무총장이) 여기에…" 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이 발언을 제지하려 들자 "이 기괴한 모습에, 검사를 오래 하신 김 위원장이, 피의자에게 변명을 하라고 하나"라며 "수사를 그렇게 배웠나"라고 김 위원장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정부 기관장들한테 그로테스크가 뭔가"라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박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날 선 표현으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박 의원은 "전임 법무장관이 박범계 의원밖에 더 있나. 자신 있게 내 이름을 이야기하든가. '땡땡땡'이라니. 법사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피의자 편을 들어서 변명할 기회를 주고, 동료 위원의 질의를 당에서 한 발언으로 면박을 주나"라며 "그게 김도읍 위원장의 깜냥인가"라고 따졌습니다.

박 의원은 언성을 높여 "그러다가 다 불타 죽는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박 의원이 회의장에서 빠져나갈 때 '그로테스크' 발언에 대해 사과를 거듭 요구하는 김 위원장을 향해 삿대질하는 모습도 생중계 화면에 잡혔습니다.

박 의원이 퇴장한 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박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웃기고 있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본인은 할 말씀 다 하고 위원장을 모욕하듯 발언하고 나가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장민성 기자 m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