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직장어린이집 미설치' 이행강제금 기준 조정 추진"

"의무이행률 높이는 실효적 방안 마련"
'벌금 더 싸다' 무신사엔 행정지도 실시

[세종=뉴시스]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의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3.09.1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보건복지부가 직장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이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이행강제금(벌금) 부과 기준을 조정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오후 "명단 공표 외에도 이행강제금 부과 기준 조정 등 의무 이행률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냈다.

현행법령에 따라 상시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전체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

2017년부터는 지자체를 통해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장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 2회 매회 1억원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올해부터는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업장도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코스트코코리아 광명점, 다스, 한영회계법인 등 7년 이상 이행강제금만 물면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업체인 무신사도 성수동 신사옥에 짓기로 했던 직장어린이집 설치 계획을 백지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이 업체 임원이 '어린이집을 짓는 것보다 벌금이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복지부는 당장 이행강제금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미 다른 이행강제금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인데다 해가 갈수록 의무를 이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복지부는 "의무 이행률 제고를 위해 의무 미이행 사업장에 대한 명단공표, 이행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행강제금 부과 제도 도입 직후 설치 의무 이행률은 도입 직전년도 대비 크게 상승했으며 지속적으로 상승 추이"라고 설명했다.

이행강제금 부과 제도가 도입된 2016년 이전의 의무이행률은 2015년 52.9% 수준이었으나 2017년 81.5%로 급증했고 지난해 91.5%로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이행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 이뤄진 실태조사에서 불응한 사업장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복지부는 최근 직장어린이집 설치계획을 백지화한 무신사 측에 조속히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이행하도록 행정지도했다. 위탁보육 또는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도록 권고하는 등 다양한 의무 이행 수단이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추후 사업장 명단이 공표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논란이 커지자 무신사는 지난 11일 위탁보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오는 18일부터 정부지원금 외에 임직원이 부담해야 하는 보육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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