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돌아온 '자연의 청소부' 소똥구리
토종과 유전적으로 같은 몽골 소똥구리 도입
동면 거친 뒤 내년 4월 깨어나는 비율이 관건
[앵커]
'자연의 청소부'로 불리는 소똥구리는 옛날엔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급격한 환경 변화 때문에 자취를 감췄었는데 몽골에서 들여와 증식에 성공한 뒤 이번에 국내 복원을 위해 방사됐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보슬비가 내리는 풀밭 위로 작은 상자에 든 모래를 쏟아 붓습니다.
모래 속에 숨어있는 소똥구리를 자연에 풀어주는 것입니다.
소똥구리 200마리가 방사된 곳은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로 방목된 소 5마리의 배설물이 먹이가 됩니다.
이곳은 소들이 자연적으로 자란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는 넓은 목초지가 형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소똥구리의 방사 장소로 선정됐습니다.
신두리에서 살아갈 소똥구리의 원래 고향은 몽골입니다.
몽골 소똥구리는 우리나라 토종 소똥구리와 유전적으로 같은 종입니다.
몽골에서 세 차례에 걸쳐 830마리가 들어왔고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 천3백여 마리까지 늘었습니다.
방사된 소똥구리가 우리 생태계에 잘 정착할지는 다음 달쯤 들어가는 겨울잠을 거쳐 내년 봄에 얼마나 깨어날지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김황 국립생태원 복원연구실 전임연구원 : 10월 정도 되면 땅속에 한 30∼50cm 사이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게 되는데요. 보통 90% 이상 생존하면 괜찮다고 보고….]
소똥구리는 지름 1.7㎝ 정도의 둥근 경단 모양으로 굴린 소와 말의 배설물을 먹이로 삼습니다.
소똥에 화학비료 같은 성분이 없어야 해서 방목된 소들은 자연에서 자란 풀만 먹고 겨울을 제외하곤 구충제도 먹지 않습니다.
신두리 해안사구에 소똥구리 서식지가 성공적으로 복원되면 제주와 신안 등 다른 지역에도 복원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YTN 김평정 (py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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