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거면 우리 줘” 伊서 골칫거리 된 꽃게, 한국 밥상 오르나
이탈리아 동북부 해안에서 ‘푸른꽃게’(블루크랩) 개체수가 급증해 조개를 잡아먹으면서 골칫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한 꽃게 수입업체 대표가 이 푸른꽃게를 정식 수입하기 위한 절차에 뛰어들었다. 간장게장 등 꽃게 요리를 즐겨 먹는 국내에서 버려지는 푸른꽃게를 수입하면 좋겠다는 반응이 잇따른데 따른 것이다.
인천의 한 꽃게 수입업체 이강희 대표는 13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현재 이탈리아 푸른꽃게 수입을 위해 주한이탈리아 상공회의소에 현지 업체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지 업체가 선정되면 이탈리아 푸른꽃게의 신선도 유지 및 냉동 포장 작업 등을 거쳐 한국에 들여올 예정이다. 때문에 현지에서 수출을 위한 작업을 할 업체가 선정되는 게 관건이다. 이 대표는 “현지에서 업체만 선정되면 빠르면 10월 중, 아니면 연말쯤 푸른꽃게를 국내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냉동 꽃게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 기준을 통과하면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데 이탈리아 꽃게 품종은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과거 튀니지에서 푸른꽃게 개체수가 급증했을 때도 이를 수입한 경험이 있다. 당시 주튀니지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연락이 와 수입을 진행하게 됐다고 한다. 튀니지산 푸른꽃게는 현재도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이 대표는 “푸른꽃게는 껍질이 단단해 수입하게 된다면 간장게장 용도로 쓰일 것”이라며 “현지 업체가 선정되면 바로 이탈리아에 출장 가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탈리아 푸른꽃게와 같은 품종을 현재 미국이나 그리스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수입되는 푸른꽃게보다 약 30% 정도 낮은 금액에 판매될 수 있도록 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편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주는 지난달 ‘푸른꽃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푸른꽃게가 조개와 홍합, 굴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루카 자이아 주지사는 직접 푸른꽃게를 기자회견장에 들고나와 “이 게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꽃게를 즐겨먹는 한국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의아할 법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꽃게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수십억의 예산을 들여 이를 폐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한국이 수입해달라” “맛있기만 한 걸 왜 버리냐” 등 반응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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