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대장’ 푸틴, 김정은에겐 매번 30분 먼저 ‘버선발 환대’
2019년 만남에도 30분 먼저 나와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엔 ‘4시간 지각’
‘지각 대장’으로 악명이 높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때마다 30분씩 일찍 오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 낮 12시30분쯤(현지시간) 정상회담 장소인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고 약 30분 뒤 김 위원장이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이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기다린 셈이다.
4년 5개월 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첫 만남 때도 푸틴 대통령이 30분 먼저 나왔다. 2019년 4월 25일 오후 1시34분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장인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 에스(S)동 건물에 왔고,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은 오후 2시5분쯤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국가 정상과 회담 때마다 적게는 수십분 길게는 수시간씩 지각해 상대 정상을 기다리게 하기로 유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는 4시간 15분을 기다리게 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8년 9월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회담에 2시간 30분 늦었다. 2003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14분 기다리게 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을 처음 접견하는 자리에서도 50여 분 늦었고, 앞서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르 2세 만남에서도 15분 지각하는 결례를 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경우 2016년 회담 때 1시간 45분을 기다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 6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50여분을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은 KGB(소련 국가보안위원회) 첩보원 시절 상대방을 기다리게 한 뒤 초조해진 상대방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심리전 교육에서 기인한다는 해석이 있다. 실제로 우방국 정상에게는 ‘지각 전략’을 잘 쓰지 않는데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모스크바 정상회담 때도 회담장에 미리 나와 영접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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