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수주킹' 바뀌나…건설업계, 연내 추가수주 '각축'
하반기 주요 사업지 시공사 선정 돌입
가락프라자·여의도 한양 등 '대어' 입찰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가운데 '수주킹' 업체를 포함한 전반적인 순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 전반의 수주액 자체는 줄었지만 서울 등 '랜드마크' 단지나 1조 원대 규모의 대단지 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연내 추가수주에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13일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3조 원을 돌파한 업체는 포스코이앤씨 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기준 3조1870억 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와 비교해도 다소 저조한 실적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약 7조 원, GS건설 3조2000억 원, 롯데건설 2조7400억 원 등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해는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2조 원 미만의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기준 현대건설이 1조5804억 원으로 업계 2위, GS건설이 1조4488억 원으로 3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DL이앤씨도 각각 1조4140억 원, 1조1824억 원을 기록해 1조 원대를 넘겼다.
이같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순위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킹' 자리는 현대건설이 지켜 왔다. 같은 기간 GS건설이 2위를 유지했다.
도시정비사업 부문에 지각변동이 이는 것은 올해 들어 공사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시공사를 찾는 조합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또 입찰을 하더라도 낮은 공사비가 책정돼 유찰된 사례도 많았다. 이에 올해는 3분기 막바지에 이르도록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1조 원 조차 넘기지 못한 곳도 많다. 대우건설 8353억 원, SK에코플랜트 7220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6290억 원, 롯데건설 1752억 원 등이다. 올해 시평 10위권에 진입한 호반건설 역시 수주 사업지가 한 곳 뿐이다.
다만 업계는 연내 주요 사업지의 입찰 준비에 분주한 분위기다. 곧 공사비가 최대 1조 원을 옷도는 대단지나 서울 주요 입자의 '랜드마크' 사업지 조합이 시공사를 찾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개정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가 7월부터 시행되면서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정해졌던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졌다. 이에 대규모 사업 수주에 따른 올해의 '수주킹' 업체가 바뀔 가능성도 남아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은 공사비 5050억 원 규모의 가락동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사업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조합은 오는 20일까지 공공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GS건설은 부실시공 논란 이후 첫 수주전을 치를 전망이다. 사업을 수주하면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실적 2조 원을, 현대엔지니어링은 1조 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건설은 경기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사업 입찰에 나선다. 이 단지는 당초 DL이앤씨와 삼성물산의 관심 사업지였으나, 최근 DL이앤씨가 입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건설은 연내 사업수주를 위한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600대 가구에서 1339가구 규모로 2배 이상 몸집을 불린다.
삼성물산은 오는 15일 현장설명회를 여는 서울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지도 눈여겨 보고 있다. 노량진1구역은 당초 GS건설의 입찰 참여 의사가 높았던 곳이기도 하다. 조합은 당초 3.3㎡당 695만 원이던 공사비를 730만 원으로 올려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총 공사비는 무려 1조926억 원 규모다. 입찰 시점은 올해 11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또 '여의도 재건축 1호' 단지인 '한양아파트'는 현대건설이 눈독을 들이는 사업지다. 조합은 3분기 내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워 입찰에 나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공사비 5000억 원 이상인 주요 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남아 있어 올해의 '수주킹' 업체와 수주실적 판도가 바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최근에는 업계 전반이 수익성이 보장된 단지의 선별수주를 전략을 택하면서 입찰 준비를 무르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수주킹 자체의 의미가 작년 못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많은 단지를 수주하기보다는 '랜드마크' 입지의 의미있는 사업지나 공사비가 높아 수익성이 보장된 단지를 위주로 신중하게 수주에 나설것"이라며 "이같은 단지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하반기 경쟁입찰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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