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마산 해상구간' 사업 지연 왜?…다리 못 놓는 이유도
강용범 도의원 "교량 건설로 대표 관광 콘텐츠로 활용해야"
경남도 "교량 건설, 해저터널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건설비"
제자리걸음 수준인 국도 5호선 거제~마산 해상구간 건설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며 현재 해저터널 건설 계획을 교량 건설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남도의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강용범(창원8) 의원은 13일 도의회 도정질문을 통해 "이 구간은 2008년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 사업으로 선정됐지만, 제대로 추진조차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서남해안 연륙교인 '천사대교'와 비교하며 사업 지연을 따져 물었다. 거제~마산 해상구간과 같이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된 천사대교는 지난 2010년 착공에 들어가 2019년 준공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천사대교가 거제~마산 해상구간보다 빨리 준공된 이유는 거가대로와 같은 손실보전금 검토 대상이 없어 재정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손실보전금 우려가 없는 창원측 육상부인 거제~마산 2·3 구간 12.9km는 우선 착공에 들어가 지난 2020년 연말 준공됐다.
그러나 거제~마산 해상구간은 협약에 따라 거가대로 통행량 분산 효과가 있어 그에 따른 손실을 민간사업자에 보상해야 한다. 조속한 사업 추진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이 부담 요인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부산시는 손실부담금 전액을 경남도가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거가대로의 고속국도 승격을 줄곧 건의했고, 대통령 공약에도 반영됐다. 고속국도로 승격되면 손실보전금 문제가 해결된다. 현재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달 국비 3억 원으로 '지방자치단체 민자도로 현황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내년 연말까지 용역이 완료되면 이를 근거로 2029년 가덕도신공항 개항 전까지 거가대로를 고속국도로 승격한다는 계획이다.
강 의원은 비교적 저렴한 해저터널로 건설하는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검토 중인 해저터널 건설 방식은 해상 구간이 가진 관광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현 단계에서 경남도와 창원시, 거제시가 함께 국토부에 계획 변경을 조속히 건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량 건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거제~마산 구간은 삼성중공업 등 대형선박, 크레인 등의 항로 구간으로 사용하고 있어 교량 형하고(교량의 상판과 물의 표면 사이의 공간)를 160m 이상 확보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또, 혹시 모를 전쟁 발발 때 교량이 파괴될 경우 잔해물에 의해 군함·잠수함 항로가 어렵고, 잠도 역시 국방부 소유의 군사적 전략요충지로 사용 협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경제성 측면을 따져볼 때 해저터널은 9천억 원인데 비해 교량 건설은 두 배가 넘는 2조 5천억 원, 교량과 터널을 같이 건설해도 2조 원의 사업비가 예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해상 교량으로 변경하면 다시 경제성 분석에 들어가는 등 시간 지연과 높은 건설비로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질 우려가 크다. 실제 국토부는 육상부에 대한 보완 설계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해상부는 올해 연말 기본계획이 완료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남해안 관광벨트 주요 핵심 교통망 완성 측면에서도 사업의 조속한 추진은 필요하다"라며 "해상 교량 추진을 통해 경남의 대표 관광콘텐츠 활용과 인근 로봇랜드, 구산해양관광단지 등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완수 지사는 "국도 5호선 거제-마산 해상구간은 산업물류의 원활한 소통과 남해안 관광을 위해서 반드시 건설되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해상 구간의 경우 해저터널로 건설하게 되면 해상구간이 가진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선박과 크레인 등의 통행으로 인해 전 구간 해상교량으로의 추진이 어렵다면, 잠도를 기점으로 일부 구간은 해상교량으로 건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으로, 적극적인 정부 건의를 통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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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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