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광 KBSI 원장 "풀 뽑으려다 꽃까지 건드리지 말아야"

최상국 2023. 9. 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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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신임 원장이 13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꽃밭을 비유로 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꽃밭을 잘 가꾸려고 거름을 많이 주다 보면 의도치 않게 풀이 마구 자랄 수 있다. 그게 정부에서 말하는 비효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풀을 뽑다가 막 싹이 올라오는 새 꽃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우리 기관 일은 우리가 제일 잘 아니까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면 그동안의 비효율을 우리가 잘 걷어낼 수 있다. 직원들에게는 어차피 구조를 개혁하고 혁신을 해야 하니까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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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신임 원장이 13일 서올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관경영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상국 기자]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꽃밭에 자라난 풀을 뽑으려고 하다가 새로 올라오는 꽃의 새순까지 건드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신임 원장이 13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꽃밭을 비유로 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꽃밭을 잘 가꾸려고 거름을 많이 주다 보면 의도치 않게 풀이 마구 자랄 수 있다. 그게 정부에서 말하는 비효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풀을 뽑다가 막 싹이 올라오는 새 꽃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우리 기관 일은 우리가 제일 잘 아니까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면 그동안의 비효율을 우리가 잘 걷어낼 수 있다. 직원들에게는 어차피 구조를 개혁하고 혁신을 해야 하니까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 말했다.

내년도 정부 R&D예산 삭감 방침에 따라 KBSI도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21.4% 삭감됐다. 연구소 운영에 지장이 없는지 묻자 "우리 연구소는 주로 연구장비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데 운영방식을 좀 효율화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행정조직 중심의 1단계 조직개편을 9월초에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연구조직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현재 9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연구소 조직을 일부 통폐합해 5개 연구소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구소 자체의) 분석과학 연구와 대형 시설장비를 바탕으로 한 (외부)연구지원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함께 갖고 있는 KBSI가 최근 다목적방사광가속기 신규 구축사업을 맡는 등 굉장히 많은 변화 속에서 중심이 조금 흔들리는 면이 있었다"라면서 "연구소의 정체성, 역할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조직개편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양 원장은 "인원 수도 적고 분야도 다양한데 9개 지역조직을 다 끌고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전과 오창 본원, 7개 지역센터 등 9개 연구조직의 지역별 특성을 연말까지 분석한 뒤 5개로 재편하고, 글로벌 분석과학전문연구소로 육성하는 것을 경영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특성화 분야에 대해서는 오창은 방사광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중심, 대전은 소재 중심, 수도권 3곳은 송도에 통합해 바이오 메디컬, 호남권(광주,전주) 2곳은 노화연구나 고자기장 연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권(대구,부산) 2곳도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중점분야를 정할 생각이다.

양원장은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역할을 "이강인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비유했다. "우리 기초과학의 성과들을 빌드업해서 골문까지 가져가고 거기서 스트라이커한테 연계를 해주고 또 기회가 나면 골도 넣고 하는 게 기초과학지원, 즉 서비스 기관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양성광 원장은 평생을 과학기술 관련부처에서 일한 과학기술 관료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교육정보정책관, 전략기술개발관, 기조연구정책관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비서관을 거쳐 국립중앙과학관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3년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을 지낸 뒤 (주)혁신과경제연구소 대표로 일하다가 지난 5월11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신임 원장에 취임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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