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투수'의 몰락, 서준원 '징역 3년-집유 5년' 선고... "판결 따르겠다, 계속 반성하며 살 것" 고개 숙였다 (종합)

부산지방법원=양정웅 기자 2023. 9. 13. 16: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부산지방법원=양정웅 기자]
서준원이 13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 후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서준원. /사진=뉴시스
한때 KBO 리그를 대표할 투수로 성장하리라 기대를 모았던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23)이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 형사5부는 13일 오후 2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성착취물제작·배포등)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준원에 대한 선고 기일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성폭력치료 40시간 수강, 12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범행 수법 및 범행 대상,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춰 그 죄가 무겁다"면서도 "범행 지속이 하루에 그쳤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피해금을 지급했고,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 또한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준원은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판결이 나왔으니 거기에 따르고 반성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는 깊은 생각을 해서 이런 일을 절대 벌이지 않고 똑바로 살겠다. 계속 반성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13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지난해 8월 미성년자에 신체 노출 사진 요구→검찰 징역 6년 구형
서준원. /사진=뉴스1
검찰에 따르면 서준원은 지난해 8월 18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미성년자 A양을 알게 된 후 신체 노출 사진을 요구하고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양에게 용돈을 줄 것처럼 속이고 60차례에 걸쳐 성적 메시지를 보낸 후 노출 사진을 7차례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 나아가 영상통화를 통해 자위 장면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 사실이 지난 3월 23일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이날 서준원이 구단에 해당 사실을 시인하자 오후 곧바로 서준원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롯데 구단은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까지 서준원에게 "솔직하게 얘기해달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준원은 뒤늦게야 이를 실토했고, 부산지방검찰청은 이날 서준원을 기소했다.

서준원 측은 당초 지난 5월 31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공소 사실 전반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월 중순 열린 2차 공판에서는 말을 바꿔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서준원. /사진=OSEN
지난달 23일 검찰은 서준원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과 일부 증죄에 대한 몰수, 수강이수명령, 공개고지, 취업제한 명령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비록 초범이나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공인으로서 사회 모범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서씨는 범행 이후 구속영장 실질심사 전날까지도 자숙하지 않았으며 수사기관에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점 등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준원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했고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들은 서씨의 처벌을 원치 않다는다는 불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구형만큼 선고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당시 최후 진술에서 서준원은 "구단 내 생활 스트레스를 비뚤어진 방법으로 해소하려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며 "이 기회를 빌려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재판부에서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면 희망을 잃지 않고 전처와 아들, 부모를 위해 제대로 된 삶을 살겠다"며 "제가 제일 잘하던 야구를 평생 할 수 없게 돼 돈을 벌지 못하면 가족들의 생계가 어려워진다.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커리어 연장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 '천부적 재능'의 몰락, 4년 만에 프로 커리어 사실상 마감됐다
서준원. /사진=OSEN
서준원은 경남고를 졸업한 후 2019년 롯데에 입단했다.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를 뿌린 그는 단연 1차 지명 후보였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서준원을 뽑았던 이윤원 당시 롯데 단장은 "올해 지명 대상 중 가장 우수한 투수가 저희 지역에 있어 크나큰 행운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비록 1군에서 큰 두각은 드러내지 못했지만, 서준원은 천천히 스텝을 밟아왔다. 고졸 1년차였던 2019시즌에는 33경기에 등판했고, 이듬해에는 107⅔이닝을 던지며 7승을 거뒀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멘탈과 빠른 볼이 돋보였다.

2021년 어깨 부상 등으로 인해 평균자책점 7.33으로 부진한 서준원은 지난해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0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후반기 1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서준원.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어 작년 마무리캠프부터는 새로 부임한 배영수, 김현욱 코치의 지도하에 투구 동작 조정과 혹독한 체력 훈련을 거쳤다.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FA(프리에이전트) 한현희(30)의 영입으로 생길 시너지도 기대됐다. 그러나 통산 성적은 123경기 15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의 성적만을 남긴 후 4년 만에 프로 선수 커리어를 마칠 위기에 놓였다.
서준원은 지난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참가활동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KBO는 "향후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참가활동정지 처분 해지 여부 및 최종 제재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1심 결과를 확인했고, 재판 결과가 확정되면 그에 맞춰 해야 된다"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집행유예' 서준원 "판결 결과 따르겠다, 계속 반성하며 살아갈 것"
서준원이 13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판결 후 법정을 나온 서준원은 "솔직히 너무 겁을 먹었다. 이렇게 판결이 나왔으니 거기에 대해 따르도록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앞으로는 좀 더 생각을 깊게 해서 절대 이런 일을 벌이지 않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집행유예 판결에 대해서는 "어떤 심정이라고 말씀드리기엔 아직 손이 떨린다"며 말을 아낀 서준원은 "별다른 생각은 없다. 아직도 계속 반성하고 있어서 생각이 복잡한 상황이다"고 털어놓았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서준원은 "판결문에 나온대로 봉사활동 시간 등을 끝까지 잘 지키고 살겠다"며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부산지방법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