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승수는 추가 못해도 웃는 이유…복귀 후 첫 QS로 다음 시즌 희망 키웠다
류현진(36·토론토)이 시즌 4승째를 따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복귀 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면서 건강함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1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와 홈 경기에서 6이닝 5안타 1홈런 1볼넷 5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0-3으로 밀린 7회초 수비에서 교체된 류현진은 팀이 3-6으로 패배하면서 시즌 3패째(3승)을 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65에서 2.93으로 소폭 올랐다.
3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류현진은 4회초 로비 그로스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한 뒤 6회초 희생타로 1점을 더 내줬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의미가 컸던 경기였다. 이날 첫 QS를 달성하며 건재함을 보였다. 류현진이 QS를 달성한 건 지난해 5월21일 신시내티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480일 만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지난 달 빅리그에 복귀했고, 최근 7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하로 짧게 던졌다.
이날은 82개의 공을 던지면서 최대한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직구(25개) 최고 구속은 시속 90.6마일(145.8㎞), 평균 구속은 시속 88.9마일(143.1㎞)을 찍었다. 체인지업(18개), 컷패스트볼(18개), 커브(16개), 싱킹 패스트볼(5개) 등 다양한 변화구도 골고루 던졌다.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텍사스에 내줬다. MLB 포스트시즌 진출권은 와일드카드 3위까지 주어진다.
외신들은 류현진의 노련한 투구에 주목했다. 류현진이 4회 너새니얼 로에게 시속 62.6마일(약 101㎞) 커브를 던져 삼진을 이끌어낸 장면에 주목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63마일짜리 커브를 떨어뜨려서 타자를 완전히 얼려버렸다”고 묘사했다. 온라인 스포츠 매체 ‘더 컴백’도 “나이 든 투수가 타자를 잡으려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류현진의 사례를 들었다.
류현진은 2023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가 재활을 할 때까지만해도 올시즌을 마친 뒤 MLB에 잔류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실력으로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바꾸고 있다. MLB닷컴은 지난 8일 “만 36세의 류현진이 (2020년 토론토와 맺은) 4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 수준의 FA 계약을 맺지는 못하겠지만, 현재 모습을 이어간다면 희박해 보였던 FA 다년 계약을 (MLB 구단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는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는 텍사스에) 2연패 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의 일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은 또 다른 경기가 열린다”라며 “우리는 내일 경기에 더욱 집중해서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복귀했을 때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라며 “앞으로 이닝을 체크하면서 판단하겠다”라며 앞으로도 긴 이닝을 맡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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