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마친 김정은, 언제 귀국길 오르나···16일 쇼이구와 만날수도
당초 시찰 일정 취소하고 7시간 빠른 귀국
이번엔 귀국길에 다른 도시 방문할 수도
4년 5개월 만에 러시아를 다시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 일정은 이전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중심으로 이뤄졌던 2019년과 달리 북·러 간 군사협력과 밀착을 과시하기 위해 여러 일정이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러시아 방문은 2019년 4월24일부터 2박3일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24일 새벽 평양에서 전용열차로 출발해 20시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다음 날인 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1시간 이상 단독회담을 한 뒤 확대회담, 만찬, 환영회 등 5시간을 함께 보냈다.
귀국 일정은 예상보다 빨랐다. 당초 26일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루스키섬 오케아나리움(해양수족관) 등을 블라디보스토크 주요 시설을 시찰할 예정이었으나 전몰용사 추모 시설인 ‘꺼지지 않는 불꽃’만 방문했다.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방문했던 블라디보스토크 근교 식당 ‘레스나야 자임카’에서 당시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오찬 후 이날 오후 3시쯤 귀국길에 올랐다. 예정 일정보다 약 7시간 정도 앞당긴 것이다.
이번 방러 일정은 16일까지 일주일 가량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당초 회담 장소였던 거론되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500㎞ 떨어진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이뤄지면서 이동거리가 늘어났다. 10일 오후 평양을 떠난 김 위원장 전용열차이 우주기지에 도착한 것은 사흘 가까이 지난 13일 오후 1시쯤이다.
김 위원장은 환영식과 정상회담, 만찬 등으로 푸틴 대통령과 약 5시간을 함께 보낸 후 우주기지를 떠났다.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 러시아 극동지역 주요 도시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양국 간 우호관계나 군사협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민간·군사 장비 생산 시설이 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를 비롯해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만찬이 끝난 후 일단 전용열차에 올랐지만,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향할 땐 비행기를 타고 갈 예정이라고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양 정상이 우주기지에서 회담한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의 군수산업 도시로 꼽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동선을 고려할 때 14일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바롭스크는 김일성과 최현(최룡해의 아버지)이 1940년 소련 제88독립보병여단(88여단)으로 항일활동을 한 곳으로 김 위원장과도 인연이 깊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 소속 함정들이 정박한 33번 부두를 찾아 전략핵잠수함에 승선할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부산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오하이오급 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승선했던 것을 겨냥해 북·러 군사협력을 과시하는 성격이다.
북한은 지난 8일 핵탄두 탑재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잠수함을 공개하면서 향후 핵 추진 잠수함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잠수함 전대를 주력으로 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사거리의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 4척,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6척 등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 RBC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별도로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군사협력을 약속받은 후 군 수뇌부와도 만나 군사협력의 세부 내용과 향후 일정을 정리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북한 수행단에 군부 수뇌부가 두루 포진된 점으로 볼 때 쇼이구 장관과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별도 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 쇼이구 장관과 회담 여부와 장소는 확정·공개되지 않았지만 성사된다면 귀국길에 방문하는 도시 중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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