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운송, 활용까지…수소 全주기 집약한 H2 MEET 2023
(고양=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수소 기술은 이제 모빌리티를 넘어 모든 미래 산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입니다."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3' 전시장에서 만난 한 모빌리티 기업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행사에는 이날 오전부터 에너지, 모빌리티, 환경 분야의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동안의 전시회가 수소 에너지를 이용한 모빌리티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전시회에는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활용까지 전 과정에 걸쳐 수소 생태계를 그려가는 업계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시장 가장 안쪽 대규모로 부스를 꾸린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의 원료가 되는 음식물 쓰레기와 플라스틱을 수거해 수소를 생산하고, 그 수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전시물과 인포그래픽 등을 통해 보여줬다. 이른바 '자원 순환형' 수소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전시로 표현한 것이다.
또 현대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로템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이러한 수소 생태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협업하는 '수소사업 툴박스'도 이번 전시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청소차가 수거한 쓰레기가 전처리 과정을 거쳐 바이오가스, 바이오메탄으로 탈바꿈하고, 이후 분해된 메탄을 통해 만들어진 수소가 수소저장탱크에 저장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부스 오른편에는 저장된 수소의 보급을 위한 이동식 수소 충전소 'H 무빙 스테이션'이 자리했다. 25t 트럭 엑시언트에 수소압축기, 저장용기, 냉각기 등을 탑재한 H 무빙 스테이션은 인허가가 쉽지 않은 수소 충전소를 대신해 이동하는 차량으로 언제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현재 서울 광진구에서 두 대가 운영되고 있고, 전시장에 비치된 3호기 모델은 향후 제주도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동식 수소충전소 등으로 보급된 수소 에너지는 중앙에 위치한 수소연료전지 모듈을 통해 각 가정 혹은 기관에서 활용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쓰레기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에 의해 다시 수거된다.
한화그룹을 필두로 한 방산업계도 수소 기술 개발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한화의 조선 계열사인 한화오션이 이날 선보인 3천t급 장보고Ⅲ 배치Ⅰ은 수소연료전지와 디젤 엔진이 동시에 탑재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잠수함이다.
디젤 엔진으로만 구동하는 기존 잠수함과 달리 내부에 액화산소탱크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해 공기불요추진체계(AIPS)를 갖춰 장시간 잠항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모형을 가리키며 "디젤 잠수함은 엔진을 돌리기 위해 대기 중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3∼4일에 한 번씩 바다 위로 올라야 한다면, 이 잠수함은 산소가 없어도 14일까지 잠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천t급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해 내부 공간도 넓다"며 "발을 뻗고 잘 수 있어 '호텔식 잠수함'이라고 보며 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CCS(탄소 포집·저장)존, HBI(저탄소 철강원료)존, 하이렉스(HyREX·수소환원제철기술)존을 통해 청정한 방법으로 철을 생산하는 자사의 미래 구상을 소개했다.
기존에는 석탄을 이용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들면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하지만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를 사용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축해 탄소배출 없는 철강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미래 기술도 이날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도심항공교통(UAM)에 적용할 수 있는 경량형 수소연료전지를 선보였고, 코오롱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핵심 소재인 고분자전해질막(PEM)과 막전극접합체(MEA), 수분제어장치 등의 기술을 전시했다.
수소 미래 기술이 집약된 전시회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국이 주도하는 수소 산업의 빠른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 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국회 수소경제포럼에 속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전 세계가 탄소중립의 수단으로서 수소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고, 미래 에너지와 성장 동력으로서 수소산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 역시 튼튼한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마냥 넋 놓고 기다릴 수 없어 이런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가 같이 성장해야 이 모든 것들이 구현될 수 있다"며 "정부와 관련 부처의 지원을 통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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