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해지는 의료AI 대세론…정부·시장 관심 집중에 몸값도 쑥쑥
뷰노·제이엘케이·루닛 등…뷰노, 몸값 8배 뛰며 코스닥 전체 1위 기록
실적 기반 '근거있는 기대감'이 동력…신약개발사 기대감과 차별화
국내 주요 의료AI(인공지능) 기업들이 최근 1년간 코스닥 기업가치 상승률 순위 최상위권에 나란히 위치했다. 해외 성과를 기반으로 한 실적성장에 헬스케어 업종 내 '실체있는 가치'가 부각된 것이 배경이다. 여기에 의료AI를 이루는 헬스케어와 AI 분야에 대한 정부 강력한 육성 의지까지 더해지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기준 루닛과 뷰노, 딥노이드, 제이엘케이 등 국내 주요 의료AI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1년 새(2022년 9월13일~2023년 9월12일) 2배에서 8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딥노이드를 제외한 3사의 경우 해당 기간 코스닥 전체 종목 상승률 상위 5개사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곳은 뷰노다. 1년전 626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2일 5만6000원으로 79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헬스케어 업종은 물론 전체 코스닥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제이엘케이와 루닛은 나란히 4위, 5위에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636.7%, 592.8%의 상승률이다. TOP5 기업의 절반 이상인 3개사가 의료AI 기업인 셈이다. 같은 기간 딥노이드 역시 208.1%의 주가상승률로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헬스케어 업종 상장사들의 주가 급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신약개발 성공 이후 기대되는 잠재력에 초기 임상단계 작은 성과만으로도 폭발적 기업가치 상승이 동반되는 현상이 지속됐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붐 당시 정점을 찍었던 해당 기조는 기대치에 비해 미미했던 성과에 급변했다. 시장 역시 헬스케어 업종 내에서도 높은 위험을 동반한 동반한 잠재력에 기대기 보단 실제 성과가 뒤따르는 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에 의료AI는 차세대 헬스케어 주자로 떠올랐다. 앞서 언급된 4개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제 매출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꾸준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대부분 오는 2024년에서 2025년 흑자를 자신하고 있다. 매출이 전무한 상태에서 흑자 달성 시기 예측이 어려운 신약 개발사들과 차별화 된 안정감이 부각되는 이유다.
이같은 특성에 정부 적극적 육성 의지까지 더해지며 업종을 향한 기대감에 힘이 실린 상태다. 대통령 시절부터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강조해 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며 국가 AI 경쟁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AI는 전후방 산업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정부 지원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민간 투자와 도전이 우리 초거대 AI 경쟁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며 적극적 지원 의지를 밝혔다.
복지와 건강 등 헬스케어 관련 분야는 물론, 보육·교육·문화·예술 등 전방위적으로 AI를 적용해 국민 AI 체감도를 높여 '글로벌 AI 강국'으로 발돋움 한다는 목표다. 세부 사안으로는 △AI 글로벌 협력 확대 △전 국민 AI 일상화 추진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 △AI 윤리·신뢰성 강화 등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속도를 낸다.
업계는 이같은 정부 기조에 반색 중이다. 헬스케어와 AI라는 서로 다른 기술이 융합된 의료AI 특성상 가파른 산업 성장 속도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이 절실했던 탓이다.
국내 한 의료AI 업체 대표는 "조속한 제도적 장치 확립은 각 사별 유불리를 떠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시범사업 등을 통해 수가 적용 등을 저울질 하고 있는 의료AI 품목들의 정식 제도권 진입 역시 촉진될 것"이라며 "최근 관련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단기 급등한 경향이 있지만, 의료AI 성과가 확인되면서 영역이 확장 중인 만큼 기대가치를 충분히 현실화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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