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러 우주기지서 4년 5개월 만에 대면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임성재 기자 통일외교안보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 5개월 만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났습니다. 북러 회담에서는 '무기 거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돼국제사회가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통일외교안보부 임성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이 3시 53분이고 알려진 바로는 2시 반에 회담이 시작돼서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조금 더 회담이 진행될 것 같고. 일단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만남 장면이 공개가 됐죠?
[기자]
말씀처럼 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이 공개됐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오늘 오후 1시쯤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낮 12시 반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양 정상은 40초 정도 악수를 간략히 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노출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소개했고 김 위원장은 통역을 통해 따뜻한 환영과 초대에 감사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며 이것이 우주기지에서 양 정상이 회담을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과 군사기술 협력 등 모든 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만남 이후에 우주 로켓 발사 시설을 시찰하는 등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2시 반쯤 회담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지금 모습이 계속 보이고 있는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회담 시작과 함께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두 정상이 회담과 함께 마주 앉은 모습도공개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우주산업 발전 방향에 자부심이 있다며북한과 경제 협력, 지역 상황, 인도적 사안 등을 논의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와 관계는 북한의 최우선 과제라고 치켜세우면서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지지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4년 5개월 만의 북러 정상의 대면. 사실 북중러가 밀착하면서 특히나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더욱더 우리를 포함해서 관련국들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인데 회담 전부터 다양한 장소가 회담 후보지로 거론됐습니다. 특히나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위성 기술개발을 돕겠다고도 밝혔고요. 결국에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자가 낙점됐습니다.
[기자]
말씀처럼 당초 북러 정상회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오늘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정상 간 만남이 사전에 서방 언론 등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서 변수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북러 자체는 관련 보도 이후에도 한동안 구체적인 회담 시기와 장소 자체를 함구했는데요. 특히 북한은 보안상 이유 등으로 최고 지도자의 동선 공개를 상당히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과 함께 위성 기술 지원이라는 회담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회담 장소로 낙점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장소가 갖고 있는 의미가 좀 더 있을 것 같은데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우주대국이었던 옛 소련 시절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러시아가 5~7조 원 정도를 쏟아부어 건설했습니다. 우리나라 나로우주센터보다 백 배 이상 큰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러시아 지폐 뒷면에 나올 정도로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회담 전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이번 회담의 최적의 장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마침 푸틴 대통령도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면서 우주기지에서 회담을 연 이유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회담 장소로 향하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경로도 상당한 관심이었습니다. 평양에서 무려 2700km가량을 이동한 셈이죠?
[기자]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지난 10일 그러니까 일요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 러시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초 블라디보스토크가 회담 장소로 알려진 만큼이곳에서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는데돌연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 철교를 건너 계속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보다 더 북쪽 지역인 하바롭스크주 방향으로 이동한 건데요. 결국 회담 장소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500km가량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란 점이 확인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회담을 위해 전용 열차로 무려 2,700km가량을 이동한 셈입니다.
[앵커]
이번 회담이 성사된 건 북러 간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이해의 접점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로켓 등 무기를 공급받길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와 호환되는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신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이나 핵추진 잠수함 관련 첨단 군사기술 확보와 식량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북한은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첨단 기술을 이전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마찬가지 맥락으로 북중러 연합훈련이 다뤄졌을 수도 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을 늘리는 문제 등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금 우리가 이해관계라고 표현을 했거든요. 당장 무기가 필요한 러시아, 또 그런 러시아의 다급함을 이용해서 얻을 건 얻자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딱 떨어진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북한이 러시아한테 제공할 수 있는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북한은 굉장히 러시아와 호환되는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122mm 포탄과 로켓, 152mm 포탄 등입니다. 또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불새'로 알려진 대전차 미사일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옛 소련 전차의 부품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군이 분석하기로는 북한은 전시에최장 3개월 정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물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군수공장으로 쓸 수 있는 공장만 3백여 개 이상입니다. 이런 배경이 러시아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 상 북한과는 어떤 무기 거래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에는 북한도 어쨌든 가져갈 게 있어야 될 텐데 여러 차례 실패했던 군사정찰위성 기술을 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직접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은 올해 들어 두 차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로켓 2, 3단 이상으로 실패했습니다. 이에 다음 달 군사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요.
세 번째 발사까지 실패하면 부담감이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위성체 자체도 우리 군 당국이 분석하기로는 '정찰위성으로서 기능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군사정찰위성으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선위성체 기술도 발사 성공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이 같은 기술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이번 북한 김정은 위원장 수행단 면면을 통해서도 의제를 분석해 보기도 했는데, 지금 우리가 방금 언급한 군사정찰위성 말고도 핵추진잠수함 관련 기술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관측도 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은 전술핵 공격 잠수함의 진수식을 찾았습니다. 앞으로 다른 잠수함도 이 같은 모습으로 개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자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장기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점입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를 동력으로 장기간 잠항이 가능한 잠수함인데요. 은밀하게 타격할 수 있어 우리에게는 위협적인 무기가 됩니다. 그만큼 북한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언급할 정도로 탐을 내고 있는 무기입니다. 이 기술을 현재 러시아가 갖고 있는 상황인데요. 북한이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신 첨단 무기 기술 이전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큰 이유입니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이후 러시아의 주요 군 시설을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회담 마친 뒤 하바롭스크 주에 있는 산업도시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에서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이 있는 자리인데요. 또 러시아 현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6일쯤 만남이 추가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오늘 열린 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 논의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도 두 정상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화면으로 나가고 있는데 다시 만난 두 정상. 4년 5개월 동안 동북아 지형이, 안보 지형이 많이 변화한 상황에서 두 정상이 만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테면 해외에 있는 상황인데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기자]
말씀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날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한 날인데요. 오늘 오전 북한은 순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국외에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지도자가 자리를 비웠어도 군사대비태세를 철저히 갖추고 있다는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미국을 향한 견제구를 던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미 국무부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인 '왕따'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통해 이런 표현 등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튼 알려진 대로라면 정상회담이 절반 정도 시간이 흘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추가 속보는 임성재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다시 계속해서 확인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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