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좋아”… 소똥구리, 50년만에 야생으로
1969년 이후 우리나라 야생에서 자취를 감춘 소똥구리가 자연으로 돌아온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13일 오후 충남 태안군 신두리사구에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했다고 밝혔다.
소똥구리는 멸종 위기 생물 2급이다. 과거 한반도 전역에 살았지만 터전인 ‘똥밭’이 사라지며 어느샌가 사라졌다. 농약이나 항생제 사용 등이 늘어나며 ‘먹고 살 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은 그런 소똥구리 복원에 최근 성공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몽골에서 3차례에 걸쳐 소똥구리 830마리를 들여왔다. 한국 소똥구리와 몽골 소똥구리는 유전적으로 같은 종이다.
국내에서 증식된 개체를 포함하면 1000마리 정도 되는데, 이 중 200마리가 신두리사구에 방사됐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유효 개체군 크기(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개체수)를 200마리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똥구리가 경단을 굴리는 것은 알을 낳기 위한 행동이다. 똥으로 만든 집에서 태어난 애벌레는 40일 정도면 우화하고 2~3년 산다.
소똥구리는 경단을 굴려야 하기 때문에 물기가 많지 않은 모래벌판을 좋아한다. 신두리사구는 이런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방사 예정지로 정해졌다. 태안군이 자체적으로 한우 5마리를 풀어 소똥구리 서식지를 복원해온 점도 고려됐다.
소똥구리는 생태계 청소부 역할을 한다. 경단을 굴리고 모래에 묻는 과정에서 땅에 숨구멍이 만들어지고, 깊은 토양에까지 유기물과 영양분이 공급된다. 가축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분해하기 때문에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분해되지 않은 대형 초식 동물 분변을 그대로 둘 경우 꼬일 수 있는 파리나 기생충도 줄여준다. 분변이 하천에 흘러 들어가 수질을 오염시키는 일도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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