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상황 대처능력 빛났다 … 최고 소믈리에 누구

김기정 전문기자(kim.kijung@mk.co.kr) 2023. 9. 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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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고동연 우승
제19회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한 고동연 솔밤 소믈리에.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지난 10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장. 결선에 오른 3명의 소믈리에들이 최종 결과를 기다리며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사회를 맡은 정하봉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식음료 총괄 이사가 "우승자는 고동연 솔밤 소믈리에"를 외쳤다.

고 소믈리에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솔밤의 헤드 소믈리에로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2021 국제 영 소믈리에 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와인의 라벨을 가리고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실력이 뛰어난 그는 레스토랑 와인 어워즈(RWA)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결선에는 치열한 예선, 준결선을 거쳐 고 소믈리에를 비롯해 김민주 신세계 '버건디&' 소믈리에, 배정환 안다즈 서울 강남 소믈리에 등 3명이 올랐다. 결선 진출자들에겐 식전음료 서비스(칵테일, 샴페인), 테이블 서비스(디켄팅), 화이트 와인 4종 블라인드 테이스팅, 와인 테루아 분석, 4가지 화이트 와인별 음식과 와인 페어링, 와인 리스트 수정 능력, 레드 와인 2종 블라인드 테이스팅과 빈티지 비교분석, 스피드 퀴즈, 샴페인 서비스 등 모두 9가지 과제가 주어졌다.

배 소믈리에는 긴장한 탓인지 주어진 음식과 시음한 화이트 와인을 페어링하라는 과제에 시음 와인 대신 일반 와인의 이름을 대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또 다른 결선 진출자인 김 소믈리에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2019년 '코리아 소믈리에 오브 더 이어' 우승자로 최근 한국을 대표해 일본에서 열린 소믈리에 대회에 참가했다.

김 소믈리에는 노련하게 블라인드 테이스팅한 와인과 뉴질랜드의 테루아를 설명하고 와인리스트에서 '마틴보로'로 잘못 표기된 지명을 '말보로'로 수정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고 소믈리에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돋보였다. 대회는 소믈리에가 레스토랑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 평가한다. 이번에는 레스토랑에 레몬이 떨어진 상황에서 손님이 주문한 진토닉을 어떻게 권유하는지, 손님 일행 중 한 명이 늦게 도착했을 때 안내하는 방법, 주문하는 능력, 2개의 다른 테이블의 고객들에게 신속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등을 두루두루 평가했다.

일반 와인의 2배 무게인 매그넘병을 들고 2분 안에 17개의 샴페인 잔에 술을 골고루 따르라는 과제가 마지막에 주어졌다. 영화에선 '펑' 하고 큰 소리가 나게 샴페인 마개를 열지만 레스토랑에선 샴페인 마개를 소리나지 않게 따야 한다.

소믈리에들은 조심스럽게 코르크 마개를 제거한 뒤 기다란 잔에 샴페인을 따랐지만 기포 때문에 분량 조절이 쉽지 않아 보였다. 순식간에 2분이 지나갔고 심사위원장인 고재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경희대 고황명예교수)이 균형이 맞지 않은 잔들을 걸러내고 결과를 다른 심사위원들과 공유했다.

고 소믈리에는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로 포르투갈, 뉴질랜드, 스페인 와이너리 초청권을 손에 거머쥐게 됐다. 또 2년 뒤 아시아 오세아니아 베스트소믈리에 경기대회,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한국대표 선발전에 출전 기회를 얻게 된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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