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임사 운용역 활동해온 '배터리아저씨'…핵심 쟁점은?
14일 하나증권 2차전지 세미나 진행..직접 입장 표명 여부 주목
이른바 '배터리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전 금양 이사가 투자일임사에서 운용역으로 근무한 사실과 관련, 겸직금지 위반 여부와 함께 불건전 영업행위 위반 여부가 쟁점으로 대두된다.
논란 속 박 전 이사는 오는 14일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가 주최하는 2차전지 투자 관련 세미나 강사로 나설 예정이라 그의 발언에 이목이 쏠린다.
일임업무하며 상장사 이사 재직.. 겸직금지 위반 여부 쟁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순혁 전 이사는 작년 2분기부터 투자일임사에서 운용역을 지내왔다. 넥스테라투자일임 본부장이었던 그는 지난 4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전에는 하나증권 영업지점을 거쳐 메가마이다스투자자문에서 운용본부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테라 투자일임의 1분기 영업보고서 기준 박 전 이사가 일임 계약을 맺은 계약은 7건으로 총 119억3500만원 규모다. 이는 회사 전체 일임계약 규모에 해당한다. 이중 대부분은 법인대상 일임계약을 맺은 것이며, 박 전 이사 설명에 따르면 자금 전체가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박 전 이사가 투자일임사 운용역으로 일한 기간이 금양 IR 이사로 재직한 기간과 겹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각에선 이해상충에 따른 겸직금지를 위반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10조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상근 임원은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
다만, 박 전 이사는 본인이 당초 몸 담고있던 넥스테라투자일임과 금양이 IR대행계약을 맺으면서 운용역과 IR업무를 겸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 이사는 한 유튜브 채널에 입장문을 게시해 "해당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거쳤고 병행에 문제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겸직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넥스테라투자일임 영업보고서상 박 전 이사는 투자운용인력으로 표기되어있지만, 임원 명단에 그의 이름이 빠져있다.
"추천한 이후 샀다지만"...불건전영업행위 위반 여부도 쟁점
업계에서 주목하는 또 다른 쟁점은 본인이 추천한 종목을 고객계좌로 매수한 것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다.
박 전 이사는 입장문에서 '2022년 6월 16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추천했고 6월 27일 일임계약을 맺고 있는 고객 계좌에서 해당 종목을 매수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해명은 선행매매를 통한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178조에 따르면 주식 거래나 시세변동 목적으로 풍문 유포, 위계사용 등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기적 부정거래는 불공정거래 중 하나이다. 예컨대 주식리딩방 운영자가 특정종목을 미리 매수한 사실을 숨기고 리딩방 회원들에게 매수를 권유하는 행위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종목에 투자한 사실을 숨기는 등 투자자 기망행위가 있어야 부정거래에 해당하는데, (박 전 이사의 주장처럼) 종목을 추천하고 나서 매수했다면 기망행위 요소를 입증하기 쉽지않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종목추천 이후에 매수주문을 넣은 것이 사실이라도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해서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본시장법 98조에 따르면 투자일임계약을 맺은 운용역은 주식 등 상품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자판단에 관한 자문(또는 매매 의사)을 결정한 후, 이를 실행하기 전 자기가 매매하거나 제3자에게 매매를 권유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겸직 금지 위반 등 이밖의 다른 것들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논란에 휩싸인 박 전 이사는 예정대로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명동금융센터 고객들을 대상으로 2차전지 투자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직접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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