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복 용문면 노인회장 “어르신과 음식·즐거움 나눌 때면 절로 행복”

황선주 기자 2023. 9.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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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민대상 수상 이유복 양평군 용문면 노인회장
이유복 용문면노인회장. 황선주 기자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면민의 날 행사에 참석을 못해 아내가 대신 수상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을 받아서 기쁘지만 지역에는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더 많다. 송구스런 마음이다. 노인복지와 지역발전에 더 신경 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지난 1일 양평군 용문면다목적청사에서 열린 제32회 용문면민의날 기념식에서 면민대상을 받은 이유복(79) 용문면노인회장의 소감이다. 이 회장은 지역민들로부터 깊은 애향심과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늘 앞장서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아 왔다.

주민들은 “적극적인 군정 참여로 주민 화합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사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용문면에 행사가 있으면 크든 작든 언제나 남보다 먼저 현장을 찾는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본인도 80세를 바라보는 노인인데 용문면에서 가장 연로한 어르신 10명에게 수년간 식사대접을 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용문면 인근 청운면 가현리가 고향이다. 군 제대 후 결혼해 아내와 청운면에서 자제들을 키우다 살기 힘들어 1970년께 서울로 무작정 상경해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당시 우연히 유명 보일러 제조회사에 입사했는데 ‘회사에 이익을 주는 사람이면 언제든 상을 주겠다’는 오너의 이야기를 듣고, 남보다 일찍 출근해 정리정돈과 청소를 했다.

주임이 돼야 정직원으로 채용하던 것이 회사 규정이었는데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며 노력한 결과, 주임을 거쳐 과장, 직원 500명을 관리하는 생산부장까지 승진했다.

1980년대와 90년대 극심했던 노사분규를 잘 해소한 공로로 1999년에는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4년 고향 양평으로 돌아온 그는 아파트입주자 대표를 6년간 맡으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노인회에서 활동하며 지역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연 674만원이던 용문면 전체 경로당 지원금을 800만원으로 올리고 순수 자원활동을 하던 면 노인회장과 노인회사무장에게 월 7만원과 5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데도 앞장섰다. 자긍심을 가지고 경로당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태어난 곳은 청운면이지만 지금 사는 곳은 용문면이다. 용문에서 건강이 다하는 날까지 지역 어르신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즐거움을 함께할 때면 ‘인생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용문면 천년고찰 용문사 은행나무 예찬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은행나무를 볼 때면 양평 곳곳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큰 산사태나 수해가 나지 않는 것은 은행나무가 정기로 지역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고 했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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