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0주년 앞둔 남진 "여전히 신곡 만나면 설레···영원한 오빠 되고파"(종합) [SE★현장]
‘님과 함께’, ‘미워도 다시 한번’, ‘안동역에서’ 등 숱한 히트곡을 남기며 대한민국 대표 트로트 가수로 불리는 남진이 가수 60주년을 앞두고 전국 투어 공연에 나선다. 20년 간 함께 일한 공연 기획자 이시찬 대표와 손을 잡은 그는 70대의 나이에도 음악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으로 '영원한 오빠'의 자리를 지킨다.
13일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트로트 가수 남진의 신곡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남진은 신곡 '이별도 내 것',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두 곡 무대를 선보이고 신곡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45주년 기념 공연 연출을 맡은 김현수 연출가와, 20년 간 남진과 함께한 이시찬 (주)에스피에스 대표가 자리에 함께했다.
남진은 "그동안 코로나 시국이라 공연을 못 했다. 가수로서 공연은 당연한 일인데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3년 만에 공연을 하게 돼서 긴장도 되고 흥분도 된다.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남진은 지난 1965년 데뷔해 '님과 함께', '미워도 다시 한번', '목화 아가씨' 등 숱한 히트곡을 발매하며 명실상부한 트로트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미디어 쇼케이스는 남진의 가수 생활 60년을 되돌아보고 기념하는 취지로 열렸다.
남진은 "정확히는 내년이 데뷔 60주년이 된다. 제가 1964년에 데뷔해서 무명으로 1년쯤 있다가 1966년에 '가슴 아프게'로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됐다. 항시 신곡을 발표해 왔지만, 청춘에서 새로운 여인을 만나면 설레듯 신곡을 발표할 때는 늘 설렌다"며 웃었다.
신곡은 '이별도 내 것',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두 곡이다. '이별도 내 것'는 남진의 히트곡 '미워도 다시한번', '가슴 아프게'를 연상시키는 트롯 발라드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은 경쾌한 라틴 재즈 댄스곡이다. '이별도 내 것'은 앞서 남진의 히트곡 '상사화'를 작사한 김병걸 작사가가 만들었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은 '둥지'를 작곡한 송태호 작곡가가 만든 곡이다.
남진은 '이별도 내 것'에 대해 "김병걸 씨를 통해 처음 만난 무명 작곡가가 만든 곡이다. 젊을 때 추억을 생각하며 또다른 감성을 느끼며 불렀다"고,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에 대해 "처음 해보는 재즈 스윙 장르다. 우리 가요에 어울리는 노래는 아니지만 도전하게 됐다. 사실 이 노래는 3년 전에 나온 노래인데, 작사가를 못 찾아서 못 부를 줄 알았다. 그러나 차태일 작곡가가 이 곡에 애착이 있어 무명 여성 신인 작사가와 만나 가사를 쓰게 됐고, 이렇게 곡이 잘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진은 77세가 된 지금까지도 일 년에 신곡을 여럿 발매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남진은 "가수는 몇 년 활동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만들 때, 새로운 여인을 만나듯 가슴이 설레는 것"이라며 "또 요새 트로트 붐이 왔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모든 장르, 음악을 함께 하는 시대지 않나. 저는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팝 노래를 좋아해서, 저와 (이 시대가) 감성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6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오는 10월부터 전국 투어에 나선다. 전국 투어는 1년여 간 이어질 예정이다. 그간 셀 수 없는 공연을 해오고, 셀 수 없는 히트곡을 불러오면서도 그는 꾸준히 도전과 변화를 시도해왔다. 60주년을 맞는 이번 공연에서도 팬들에게 새로움을 안기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남진은 "공연을 자주 하다 보니 많은 사랑을 받은 히트곡밖에 못 하게 되는데, 저는 공연마다 변화를 주고 싶다. 신곡을 자주 내는 이유가, 신곡을 자주 내야 새로운 곡이 공연에 끼어들어 변화가 생긴다"며 "저는 팝을 좋아해서 지금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제가 지금 제일 좋아하는 음악은 판소리다. 이번 공연도 판소리 분위기를 섞어 '님과 함께'를 국악으로 잘 묘사해서 새롭게 준비해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김현수 연출가는 "선생님이 국악을 참 좋아하신다. 국악적인 요소를 연출에 많이 반영할 예정"이라며 "영상과 조명, 전통 예술이 하나가 되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남진은 환갑을 훌쩍 넘긴 77세의 나이에도 전국 투어에 나서고, 템포가 빠른 댄스곡을 소화하기 위해 체력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진은 "노래가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몸이 안 따라주면 힘들다. 저 같이 나이를 먹으면 호흡도 되다. 또 문제가 우리 나이 또래의 가수들은 움직이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그렇지만 저는 그간 히트곡이 '나야 나', '둥지', '님과 함께' 등 빠른 노래가 많다. 그 노래를 가만히 서서 부르면 팬들이 얼마나 힘이 빠지겠나"라며 "방법은 딱 하나다. 운동하는 거다. 지금도 한두 시간은 꼭 움직이는 연습을 한다. 아직 볼 때 괜찮지 않나"며 웃었다.
그는 가수로서만 60년을 활동한, 살아 있는 대중 가요의 역사다. 지난 날을 떠올려 보면 고난과 슬럼프도 있었지만, 팬들의 응원과 소중한 지인들의 응원으로 잘 극복했다고 남진은 회상했다.
남진은 "직업도 천 가지, 만 가지가 있다. 저는 뭔가 이룰 때 행운이 따르지 않고서는 절대 잘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전쟁터에도 나가봤고, 외국에 나가서도 살아봤고, 슬럼프나 고난도 많이 겪었다. 그런데 힘든 고난이 있으면 꼭 그 이후에 좋은 사람을 만났다. 그런 걸 볼 때 저는 참 행운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고,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느낀다"고 회상했다.
60년 간 자신을 꾸준히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남진은 "옛날에는 사실 음악이 이렇게까지 천직이라는 걸 그렇게까지 깊이 느끼진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우리 팬들이라는 게 깊게 느껴지고, 감사도 느껴진다. 노래라는 건 정말 소중하면서도 힘들다. 왜, 안 만큼 힘들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러나 제 마음대로 실력이 따라주지는 않는다. 힘들긴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 보람이 있고 행복이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데뷔하는 때가 생각난다"고 감회를 전했다.
아울러 '원조 오빠 부대'를 창시한 가수로서의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사회자들이 가수가 나오면 '황제', '가왕' 하는데, 그걸 들으면 노래하는 기분이 망가지는 거 같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며 "가요계에서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무대가 처음 생겼고, 오빠 팬클럽도 처음 생겼다. 그런 자부심, 기쁨이 있다"며 "사회자가 저를 '황제'라고 소개하면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영원한 오빠'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 '오빠의 원조' 이런 말이 저는 가장 흐뭇하고 힘이 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무대를 언제 떠날지는 모르겠지만, 떠날 때까지 '오빠'라는 환호성을 듣고, 뜨거운 무대를 만들며 좋은 모습으로 떠나고 싶다. 뭐든 끝이 중요하지 않나. 대충 하다 끝내고 싶진 않다. 혼신의 열정을 바쳐서 팬들과 잘 마무리하고 떠나는 게 저의 큰 바람이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한편 남진은 오는 10월 14일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전주·부천·대전·청주·대구·울산·제주·남양주·안산·서울 등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 남진의 신곡 '이별도 내 것',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은 이날 정오에 실물 음반으로 발매됐다. 음원 사이트에서는 약 일주일 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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