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총선 박빙 지역에서 실질적 영향력 보여줄 것”

김지환 기자 2023. 9. 13. 15: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거법 범위 내에서 결집할 것
정부, 노동계 때리기 변화 없으면
사회적 대화 재개도 불가능하다”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내년 4월 총선 박빙지역에서 한국노총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실질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13일 말했다. 아울러 ‘노동계 때리기’로 일관하는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사회적 대화 재개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구상이 있지만 아직 시기가 남아 있어 정치위원회, 대의원대회, 중앙집행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지지정당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총선에서 한국노총은 누구를 지지하는 선언 위주였는데 내년 총선에선 이를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지난 총선·대선에서 표 차가 3% 이내인 수도권, 부산·경남 등 박빙지역에서 (지지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할 것이다. 선거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조합원들이 최대한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정치세력들이 (선거 때) 한국노총을 적당히 이용하고 한국노총 영향력을 가볍게 여기는 면이 있었다. 내년 총선에선 박빙 선거구 선거결과를 바꿔서 한국노총 영향력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내년 총선방침을 정할 때 한국노총이 요구하는 ‘사회연대입법’에 대한 각 정당의 태도를 지지 결정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 사회연대입법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을 말한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사회연대입법 과제가 이번 국회 임기 내 실현되길 촉구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사회연대입법을 지지후보 판단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연대입법을 강조하는 배경에 대해 “탄압을 받아도 조직노동은 견딜 수 있다. 조직노동에 대해 ‘기득권 집단’이라고 공격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정말 힘든 노동자들이 많다”며 “노조를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드는 이들을 조직노동이 철저하게 대변하겠다. 정부는 말로는 노동약자를 돕는다고 하면서 행동은 반대로 가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전면 중단’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사회보험을 비롯한 각종 정부위원회에서 정부는 한국노총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 전면 중단의 기폭제가 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도 여전히 구속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사회적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하지만, 경사노위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의 한국노총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한국노총 역시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7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 끝에 한국노총을 보는 양가적 시선에 대한 소회도 털어놓았다. 그는 “국민들이 한국노총을 좋아하는 게 극단적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이익에 민감하고 권력이 누르면 굴복한다는 ‘어용’ 이미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총이 노동자 중심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싶다. 전체 노동자를 위한 법·제도 개선 노력 등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한편에선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정부가 배제하고 압박하면서 조직 내부가 힘들다. 노동운동가로서의 이상과 압박을 받는 조직 운영자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심이 많다”고 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