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주담대 대출한도 줄어든다…고소득자 특례보금자리론도 제한

출처: 뉴시스

오늘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정부가 가계대출 주범으로 꼽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 자격 기준도 제한돼 고소득자와 일시적 2주택자 등은 신청 자격을 잃게 됩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대응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을 조이기로 한 겁니다. 또 금리 인상기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우선 금융위는 당장 오늘부터 50년 만기로 주담대를 받는 경우,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연소득 6500만 원의 고객이 연 4.5%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는 경우, 기존에는 5억1600만 원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한도가 4억8100만 원으로, 3500만 원가량 줄어들게 됩니다.

정부는 50년 만기 주담대 이용자 중 40대 이상이 70%를 차지하고, 무주택자보다는 유주택자의 이용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택 실수요자가 장기간 나눠 갚으며 조기에 주거를 마련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보다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본 겁니다.

아울러 연내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을 도입해 가계부채 위험성을 더 세밀하게 관리한다는 입장입니다.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를 줄이는 것이 골자입니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 원 차주가 연 4.5%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으려 할 때, 당시 기준으로 향후 금리 인상이 최대 1%포인트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면 실질적으로는 금리를 연 5.5%로 계산해 대출 한도를 계산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 경우 대출한도가 기존 4억 원에서 3억 4천만 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정책 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자도 축소됩니다. 27일부터 부부합산 소득 1억 원 초과 또는 주택가격 6억 원 초과 대상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 2주택자(기존 주택 3년 이내 처분조건부 대상자)도 대상에서 제외돼 무주택자만 신청 가능합니다.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 취급액이 당초 공급목표인 39조6000억 원의 89.4%에 도달한 만큼 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생애주기별 소득 수준을 파악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대출을 내주는 관행이 근본적인 문제라 판단하고, 금융소비자들의 상환 능력을 입증해 대출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6조2000억 원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은 2021년 7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였습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은 전월 대비 7조 원 늘어 6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은 2020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신무경 기자 yes@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