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성 개발 돕겠다는 푸틴에게 "모든 결정 지지"

푸틴-김정은 정상회의, 13일 2시 25분 무렵 시작
두 정상이 함께 우주기지 시설 시찰
푸틴, 北의 위성기술 개발 돕겠다고 밝혀
김정은 "푸틴의 모든 결정 지지, 함께 제국주의와 싸울 것"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스보보드니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로켓 발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혔다. 군사적 기술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뜻을 밝혔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해 주변국들의 우려를 키웠다.

13일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과 푸틴은 러시아 아무르주 스보보드니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 5개월 만에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김정은은 지난 2019년 4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EEF)에서 푸틴과 만난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시작되면서 해외에 나가지 않았다.

지난 12일 러시아 국경을 넘었던 김정은의 전용 열차는 13일 오후 1시 무렵 우주기지 내부의 로켓 조립 건물 인근 선로에 정차했다. 김정은은 열차에서 내려 의장대를 사열한 뒤 차량에 탑승하여 기지 내부로 이동했다.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8차 EEF에 참석했던 푸틴은 김정은보다 약 30분 먼저 기지에 도착했다.

기지에 도착한 이후 기자들을 만난 푸틴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서 만난 것이다. 김정은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주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군사적 기술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모든 문제에 대해 천천히 논의하겠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을 만난 푸틴은 "정말 반갑다.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다.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고 김정은은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정은은 이날 기지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라고 적은 뒤 푸틴과 함께 '소유즈-2' 로켓 발사 시설을 시찰했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시찰 과정에서 로켓 연료의 특성과 발사체의 추진 원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수첩에 한글로 짧은 메모를 남기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2시 25분 무렵 기지 내 기술 단지 1층 회의실에서 양측 대표단과 함께 회담을 시작했다. 김정은은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북한을 인정한 국가"라면서 "북한은 러시아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지지한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데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원한다. 러시아와 관계는 북한의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김정은의 발언에 "오늘 회담에서는 경제협력과 한반도 정세, 인도적 사안에 대해 회담하기를 바란다"며 "초대에 응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회담 이후 따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무역, 경제적 유대, 문화 교류 등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한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는 무기 거래 논의 가능성에 대해 양국이 "물론 이웃 국가로서 공개나 발표돼서는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